6승. 한화 투수 장민재(29)가 2019년 전반기에 따낸 승수였다. 그리고 이 기록은 그가 시즌을 마쳤을 때 받아든 성적표이기도 했다. 전반기 17경기에서 6승3패, 평균자책 4.50을 기록할 때만 해도 장민재는 한화가 그토록 바랐던 토종 에이스로 자리잡는 듯 했다. 10승 달성도 꿈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팔꿈치 통증을 느낀 이후, 후반기 돌아왔으나 9경기에서 5패, 평균자책 8.04만 기록한채 시즌을 마쳤다. 2016·2018년 기록했던 자신의 시즌 최다승 기록을 올해 결국 넘지 못했다.
아쉬움을 털어낸 장민재는 시즌을 마치자마자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최근 한화 마무리훈련이 한창인 서산 전용구장에서 만난 장민재는 “몸관리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 다친 팔을 치료하면서도 체중도 많이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 초중반까지 먹는 음식의 양을 줄이고 계란을 주로 먹으면서 체중 조절에 힘썼다.
몸을 가볍게 해야 앞으로 이어질 훈련 때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부상도 방지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보다 체계적으로 몸관리를 해야겠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장민재는 “그동안 저는 공은 던지는 데 집착하는 편이었다. 투구 내용이 맘에 들지 않으면 공을 많이 던지면서 밸런스를 찾으려고 애썼다”며 “이제는 조금 불안하더라도 공을 던지는 걸 조금 참고 좋은 몸을 만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좋은 몸을 만들겠다는 각오는 자신의 ‘멘토’ 류현진(32)과의 대화를 통해서도 다졌다. 장민재는 “사실 시즌 중에 현진이 형이랑 야구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본 적은 없다”면서도 “제가 후반기에 안풀릴 때 형에게 ‘왜 안될까요’하고 조언을 구한 적이 있다. 현진이 형이 ‘아픈 데 신경쓰지 말고 타자들에만 집중해서 던져보라’고 조언을 한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시즌 도중에는 아픈 몸에 집중하지 않는 법에 대해 신경썼다면, 오프시즌에는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좋은 몸을 만들어야 타자들에게도 집중할 수 있다고 장민재는 마음먹게 됐다.
다만 투구 패턴에 큰 변화를 줄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 장민재는 올해 스플리터 비중을 거의 50%까지 끌어올리는 변화를 주며 재미를 봤다. 그러나 팔에 무리가 가는 것으로 알려진 포크볼 계열의 공을 많이 던진게 결과적으로 팔꿈치 통증으로 연결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장민재는 “일본 투수들 중에는 저보다 더 포크볼 많이 던지면서도 몸이 쌩쌩한 투수들이 많은 것 같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그저 “투구폼이나 투구 메커니즘에서의 문제가 있었을지는 모르겠다”며 “건강한 몸으로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게 중요하다 느겼다”고 말했다.
캠프를 맞이하는 마음가짐 역시 달라진 게 없다. 장민재는 “이번 마무리훈련 때 나의 자리가 있다거나, 여유를 갖고 참가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에도 신인 때와 같은 마음으로 ‘내 자리는 없다’는 위기감을 갖고 훈련에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가능성을 한 차례 비쳤기에 “몸만 잘 따라준다면 내년에는 좋은 시즌 보낼 것 같다”며 자신감도 함께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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