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2017년 월드시리즈 당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다르빗슈 유. 유튜브 영상 갈무리

 

2017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이 조직적으로 사인 훔치기를 했다는 폭로에 대해 당시 상대팀인 LA 다저스 선발투수였던 다르빗슈 유(33·시카고 컵스)가 입을 열었다.

16일 MLB.com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당시 월드시리즈에 대해 느낀 바를 전했다. 다르빗슈는 그해 시즌 도중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로 이적했는데, 정작 월드시리즈에서는 2경기에서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3.1이닝 동안 9실점(8자책)해 평균자책은 21.60에 달했다.

다르빗슈는 시리즈 최종전인 7차전에서도 부진한 투구를 선보인 끝에 다저스 팬들로부터 ‘역적’ 취급을 받으며 많은 질타를 받았었다. 그러나 다르빗슈의 부진이 최근 불거진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탓이 아니었겠느냐는 동정론이 일었고, 이미 팀을 떠난 다르빗슈를 향해 다저스 팬들이 사과의 뜻을 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다르빗슈는 직접 올린 영상에서 “자신의 부진이 휴스턴의 잘못(사인훔치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의연한 태도를 취했다. 다르빗슈는 “나에게 7차전 당시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가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모르겠다고 답하겠다”며 “휴스턴에는 굳이 사인 훔치기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은 선수들이 많다. 사인 훔치기가 있었든 없었든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르빗슈는 “만약 나의 7차전 부진을 모두 휴스턴의 탓으로 돌린다면 나는 발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람은 때로 큰 실수를 통해서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월드시리즈를 통해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것을 배웠다. 당시 상황에 대해 스스로를 동정하기 보다 결과를 받아들이려 한다”고도 했다. 휴스턴이 홈경기에서 카메라를 이용해 사인훔치기에 나섰다고 들었다며, 원정경기에서도 같은 방법이 통했을지 자신은 알 수 없다고도 했다.

다르빗슈는 다만 “휴스턴을 비난하려 하지 않는다”면서도 “7차전 때 내 투구습관이 노출됐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경기 후 아무리 내 투구동작 영상을 돌려봐도 어떤 습관이 노출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르빗슈는 또한 사인 훔치기가 리그에 이미 만연한게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르빗슈는 올해 치른 한 경기에서 투구판에서 수차례 발을 뗀 경험을 이야기했다. 타자들이 마운드에 선 자신이 아닌 외야 좌중간을 계속 쳐다보는 게 의아하게 느껴져서 그렇게 행동했다는 것이다. 다르빗슈는 “내가 오해한 것이길 바라지만, 외야에서 누군가 신호를 주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떤 경기였는지는 영상에 언급되지 않았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