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푸에르토리코와 평가전 4대 0 승리…‘프리미어 12’ 2연패 향해 출발
김경문호가 ‘프리미어 12’ 대회 2연패를 향한 여정을 산뜻하게 시작했다. ‘투고타저’ 바람 속에 보기 힘들어졌던 장타가 승부처 때 이어지며 첫 평가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서 4회말 연속 2루타와 5회말 나온 김재환의 투런포에 힘입어 4-0으로 이겼다.
선취득점은 상대 실책에서 나왔다. 3회말 1사 후 9번 김상수가 한국의 첫 안타를 쳐 출루했고 박민우가 기습적으로 시도한 번트 때 2루에 닿았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 김현수의 빠른 땅볼을 푸에르토리코 3루수 다비드 비달이 다리 사이로 빠뜨렸고, 김상수가 홈까지 내달려 한국이 먼저 한 점을 앞섰다.
득점 물꼬가 터지자 장타가 잇따랐고, 이는 곧 한국의 승리로 연결됐다. 4회말 1사 후 6번 양의지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출루했고, 곧바로 강백호가 바뀐 왼손 투수 미겔 마르티네스의 몸쪽 공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 상단을 직접 맞히는 2루타를 터뜨렸다.
지난해 KBO리그 홈런왕이었지만 올해 극심한 장타력 부재에 시달렸던 김재환이 5회말 홈런포를 더했다. 1사 후 3번 김현수가 출루하자, 소속팀 두산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4번 중책을 맡은 김재환이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 고척돔 외야 벽을 맞히는 장거리포를 터뜨렸다. 올해 정규시즌 홈런이 15개에 그쳤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장타가 하나도 없던 김재환에겐 부활포이기도 했다.
잇단 장타는 한국에 반가운 소식이다. KBO리그의 타자는 지난해보다 반발력이 낮아진 공인구 탓에 부진을 겪었다. 전보다 뻗지 않는 타구 탓에 스윙 때 힘이 들어가고,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러나 리그보다 반발력이 높은 ‘프리미어 12’ 대회 공인구가 타자들의 방망이에 불을 지폈다. 김경문 감독도 대표팀 소집 초기부터 타자들의 장타력 회복을 기대했다. 경기 전 강백호도 “확실히 리그 공인구보다 타구가 잘 뻗는다. 다른 타자들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며 기대가 현실로 이뤄지고 있음을 알렸다. 첫 평가전부터 장타가 나온 것은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번 대회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하게 하는 희망 요소다.
컨디션 점검차 줄줄이 나온 에이스들의 투구는 ‘화룡점정’이었다. 선발 양현종과 김광현, 차우찬 등 좌완 에이스들이 딱 2이닝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어 7회 고우석, 8회 원종현 등 각 팀 마무리투수들이 1이닝씩을 막은 뒤, 9회초 올해 토종 우완 최다승(17승)에 빛나는 이영하가 마지막 1이닝을 막아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2일 오후 5시 고척스카이돔에서 푸에르토리코와의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고척 |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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