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가 길어지면 기회도 생긴다. 플레이오프 초반 부진했던 타자들은 시리즈가 4차전까지 길어지자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넥센 박병호가 5차전에서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지에 시선이 집중된다.
박병호는 지난달 16일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지난달 31일 SK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넥센이 치른 포스트시즌 9경기에 모두 4번·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와일드카드전에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리긴 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준플레이오프에선 1차전 결승 투런 포함, 2안타를 친 이후 3경기에서 1안타만 추가하는 데 그쳤다. 시리즈 성적은 13타수 3안타(타율 0.231), 1홈런 2타점에 삼진은 5번 당했다.
부진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졌다. 4차전까지의 성적이 14타수 1안타, 얻어낸 사사구는 3개(볼넷 2개, 몸에 맞는 공 1개)에 그친 반면 삼진은 6번 당했다. 넥센이 1·2차전에서 연패하는 동안 김민성·김하성과 함께 박병호의 부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넥센이 2연승을 거둬 기사회생하는 동안에도 스포트라이트는 한현희, 안우진, 이승호 등 투수들에게 돌아갔다.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가 장타를 터뜨릴 때면 박병호는 비교 대상이 됐다.
시리즈가 5차전까지 이어진 것은 넥센에게도 명예회복을 노리는 박병호에게도 좋은 일이다. 4차전에서 체면을 구긴 다른 중심타자들이 부진 탈출의 기미를 보였다. 동료 김하성은 플레이오프 1~3차전 12타수 1안타에 그쳐 4차전 타순이 7번까지 내려 앉았지만 그 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김하성의 타점은 6회말 넥센이 SK의 수비 실책으로 3-0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넥센쪽으로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역시 부진에 허덕이던 SK의 거포 한동민도 4차전에서 부진 탈출을 알리는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9회초 터뜨린 투런포는 SK의 5차전 전망을 밝게 했다. 한동민은 홈런을 친 타석 전까지 15타수 1안타의 부진에 허덕였다. 유일한 안타가 2차전에서 상대 투수 에릭 해커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처리하지 못한 내야안타였을 정도였다. 3차전에서는 번트 지시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홈런 한 방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박병호는 2013년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를 떠올리며 부활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넥센과 두산이 5차전까지 치른 당시 5전3선승제 시리즈에서 박병호는 4차전까지 14타수 2안타(1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5차전에서 0-3으로 뒤지던 9회말 투아웃에서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비록 넥센은 연장 접전 끝에 두산에 패했지만 박병호는 ‘큰 경기 결정적인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타자’라는 좋은 인상을 남겼다. 그 때의 활약을 기억하는 넥센 장정석 감독은 포스트시즌 매경기 박병호를 4번타자로 내며 “언젠가는 터져줄 것”이라는 말과 함께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제 박병호가 답할 차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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