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승리는 챙겼지만, 씁쓸함은 남았다. LG가 올 시즌 두산과의 최종전에서 이겨 시즌 전패 굴욕은 피했지만, 승리한 경기에서도 올 시즌 LG의 난맥상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LG는 지난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16차전에서 3-1로 이겼다. LG 선발 차우찬이 9이닝 동안 134구를 던지며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 완투했고, 5회말 채은성과 양석환이 연속 타자 홈런을 날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앞선 15경기를 모두 패하며 올 시즌 두산과의 맞대결을 모두 내줄 위기에 몰렸던 LG에게는 귀중한 승리였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졌던 두산전 연패 기록도 17연패에서 멈췄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거둔 승리에서 올 시즌 LG의 문제점들이 여실히 드러났다.
경기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승부였다. LG 차우찬이 9회말 투아웃을 잡고도 안타 하나와 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내줬기 때문이다. 차우찬이 이미 8회까지 투구수 100개를 넘긴 탓에 9회에는 지친 듯 했다. 차우찬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20구를 넘겨 던진 경기가 없었다. LG는 끝내 투수를 바꾸지 않았다. 마무리 정찬헌이 불펜에서 몸을 풀긴 했지만 끝내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경기 후 LG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이 경기를 끝까지 마무리하고 싶어해 9회에도 올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빙의 리드를 안정적으로 막을 수 있는 불펜 투수가 있었다면 LG는 차우찬이 만루를 만들 때까지 마운드에 남겨두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LG는 2위까지 노릴 수 있을 정도로 잘 나가던 시즌 중반까지도 불펜이 불안요소였는데, 시즌이 막바지로 갈 수록 불안감이 더 커졌다. 정찬헌이 첫 풀타임 마무리로 연착륙하는 듯 했지만 8월 이후 힘이빠진 듯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20으로 부진했다. 정찬헌을 대신할 자원도 마땅치 않았고,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불안했던 LG 불펜은 시즌 평균자책점 최하위(5.66)에 머물렀다.
득점 장면에서도 LG의 불안 요소가 드러났다. 두산전 3점 중 2점은 솔로 홈런 두 방으로 낸 것이었다. 집중타로 뽑은 점수는 단 1점이었다. 7회초 1사 후 연속 3안타로 1점을 냈는데, 이어진 1사 1·3루 추가득점 기회에서 우익수 뜬공 때 3루주자가 홈으로 쇄도하다 아웃되기도 했다. 찬스를 만들고도 득점을 내지 못하던 LG 타선의 모습이 이날도 재현됐다.
지난해 튼튼한 마운드를 두고도 타선의 힘이 부족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LG는 올 시즌 비약적인 타력 상승을 이뤘다. 미국에서 돌아온 김현수가 한국 무대에서는 여전히 위협적인 타자라는 것을 증명했고, 채은성도 한층 성장하며 25홈런·119타점을 기록했다. 팀 타율이 2할9푼4리로 3위에 이르렀다. 그러나 팀 득점(785점)과 팀 타점(738점)은 전체 6위에 그쳤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143경기)를 치른 가운데서도 타점과 득점 생산력이 떨어졌다.
올 시즌 팀 득점권 타율은 3할7리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7위에 그친 팀 출루율(0.353), 9위에 그친 볼넷 개수(414개)에서 보듯 득점 기회를 만드는 능력이 떨어졌다. 팀 타격 페이스가 좋았던 시즌 중반까지는 이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았는데, 김현수가 빠진 9월 이후 팀 타율이 9위(0.269)에 머물자 LG는 공·수에 걸쳐 난국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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