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프로야구 휴스턴 벤치 코치 시절의 트레이 힐만 SK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2016년 미국 프로야구 휴스턴 벤치 코치 시절의 트레이 힐만 SK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자주 들었던 질문이다. 지난해에도 휴스턴에 남아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겠냐는 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도 포스트시즌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전을 앞두고 말을 꺼냈다. 지난해 SK 감독으로 부임한 힐만 감독은 2015~2016 두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휴스턴에서 A J 힌치 감독을 보좌하는 벤치 코치를 맡았다.

그러다 SK의 제안을 받아 KBO리그 무대를 밟았고, 지난해 SK가 5위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같은 해 휴스턴은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SK 감독으로 오지 않았더라면 휴스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제패를 코칭스태프로서 함께 할 수도 있었는데, 한국행을 택해 이 기회를 놓친게 아쉽지 않느냐는 주변의 질문을 많이 받은 듯 했다.

힐만 감독은 “후회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라는 평소 지론을 다시 한 번 언급하고는 “휴스턴에서 한국에 온 것도 다 하늘의 뜻이다. SK에 있으면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프론트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실 이 말은 다음 시즌 감독의 거취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던 와중 나왔다. 2017시즌을 앞두고 2년 계약을 맺었던 힐만 감독은 올 시즌 후 계약이 만료된다. 이 가운데 미국 프로야구 LA 에인절스의 감독 후보군에 힐만 감독이 들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LA 에인절스는 19시즌 동안 팀을 맡았던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하면서 후임 감독 물색 작업에 들어갔다. 미국 지역 언론인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에서 차기 감독 후보군 여럿 중 캔자스시티 감독을 지낸 적이 있던 힐만 감독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코칭스태프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그냥 내 이름도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에인절스의 빌리 에플러 단장과는 한달 전에 통화한 적은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안부만 주고 받았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힐만 감독은 “야구계에 있던 많은 동료들이 이맘 때쯤 자신의 향후 거취에 대해 조언을 구하면서 나에게 전화를 걸 때가 많았다. 팀을 옮길지, 혹은 야구계를 떠날지에 대해 물어본다면 내 생각을 전해주곤 했다”며 “지금은 SK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힐만 감독은 “내가 SK 감독으로 온 것도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한국행을 결심할 당시 휴스턴에 코치로 남겠다는 생각만 했었다”는 말을 이어갔다. 약 2년 전 SK처럼 예상치 못한 제의가 들어온다면 들어볼 것이라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