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수들이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문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롯데 선수들이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문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가을 야구를 향한 롯데의 열망이 일찌감치 2위 자리를 사수하려는 SK보다 강했던 것일까. 불펜투수들 마운드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최근 기세가 좋은 타자들이 경기 막판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롯데가 SK를 꺾고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롯데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전에서 연장 10회초 터진 채태인의 결승 솔로포를 앞세워 8-6 역전승을 거두고 3연승을 달려 5위 자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선발 매치업이 SK에 유리해 보였다. SK는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를 내세웠지만 롯데는 김원중이 나왔다. SK가 일찌감치 포문을 열며 승부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듯 했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4번 정의윤이 선발 김원중의 2구째 가운데 몰린 시속 146㎞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이어진 무사 1루에서는 6번 최정이 투런 홈런으로 3-0까지 달아났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나온 정진기의 타구가 좌익수 앞에서 뚝떨어지는 안타가 되며 4-0. 행운까지 따르며 SK가 승부의 추를 손쉽게 기울이는 듯 했다.

롯데는 3회초 전병우의 솔로 홈런, 4회초 전준우의 시즌 30호 투런 홈런으로 추격했다. 선발 김원중이 3회초 선두 이재원에 2루타를 내주자 미련없이 교체하며 총력전에 나섰다. 롯데의 불펜투수 7명은 3회부터 8회까지 5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SK를 계속 사정권에 뒀다. 

그러자 9회초, 4-6으로 뒤지던 롯데 타선이 SK 마무리 신재웅을 두들겼다. 1사 후 대타 정훈의 솔로 홈런으로 5-6으로 추격한 롯데는, 1번 민병헌의 볼넷, 2번 손아섭의 우전안타로 만든 1사 1·2루 기회에서 최근 타격감이 뜨거운 전준우가 좌전 적시타로 6-6을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4번 이대호가 이어진 1사 1·2루에서 4번 이대호가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이미 기세가 탄 롯데의 타선은 연장 10회초 승부를 결정지었다. 1루 수비를 보던 중 통증을 느껴 빠진 이병규를 대신해 5회말 대수비로 들어온 채태인이 영웅이 됐다. 선두타자로 나선 채태인이 SK 우완 윤희상을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가운데로 몰린 시속 132㎞ 포크볼은 받아쳤다.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 롯데가 이날 경기에서 처음 SK를 앞서는 순간이었다. 2사 후에는 집중력을 발휘해 SK 불펜의 제구가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8번 전병우-9번 정훈의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대수비로 들어와 첫 타석에 선 나종덕이 볼넷을 골라내 만루 기회를 이었다. SK는 투수를 좌완 김택형으로 바꿨지만, 폭투를 내줘 점수가 8-6으로 더 벌어졌다. 

롯데는 9회말 필승조 구승민에 이어 연장 10회말 손승락을 올렸다. SK도 마지막까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다. 1사 후 김강민의 좌전안타, 대타 최항의 볼넷으로 1·2루를 만들었다. 이 때 채태인의 호수비가 빛났다. 대타 박정권의 1루쪽 빠른 땅볼 타구를 걷어 내 1루로 달려오던 투수에게 토스해 2아웃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2·3루에서 강승호의 타구가 유격수 땅볼이 되며 4시간 30분에 이르렀던 길고 긴 승부는 겨우 마무리됐다.

롯데는 이날 투수 10명을 투입하는 총력전 끝에 귀중한 승리를 낚았다. 5위 경쟁자 KIA가 연장 11회 접전 끝에 NC에게 패하며 롯데는 KIA를 2.5게임차로 추격하게 됐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채)태인이가 중요할 때 홈런을 쳤고 마지막 수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선수단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해 극적인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매경기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