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김일성주의자’라고 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윤석열 대통령이 해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발언이 ‘소신 발언’이라며 두둔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은 국민 인내의 임계점을 넘어섰다”며 “법의 심판을 통해서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전날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경사노위 등에 대한 국감에서 한 ‘김일성주의자’ 발언 등에 대해 국회 모욕·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의 망언에 부끄러움과 반성은커녕 대놓고 편드는 야당의 행태는 더 충격적”이라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에 한 ‘김일성주의자를 의심하는 사람이 김문수뿐이겠냐’는 발언을 “해묵은 색깔론으로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조장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 위원장의 “일본은 조선과 전쟁한 적 없다”는 발언까지 언급하며 “이번에는 비대위원장 자신이 입에 담기도 민망한 발언을 하루가 멀다 하고 내놓으면서 당을 위기에 빠뜨리는데 누가 윤리위에 회부하고, 누가 사과할 것이냐”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부터 자신의 막말을 사과하기는커녕 인정조차 않으니 여권 인사들의 망언과 폭언 퍼레이드도 멈출 줄 모르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 도중 ‘비속어 발언 논란’까지 소환했다. 그는 “이제라도 직접 나서 김 위원장을 해촉하고 국민께 부끄럽지 않도록 대통령 자신부터 제발 말을 가려서 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국감대책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양심에 따라 소신 발언한 것”이라며 “어떻게 명예훼손이 되고 국회 모독하는 게 되겠냐”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환노위의 고발 의결에 대해 “질문에 대해 ‘나의 생각은 이렇다’고 답변한 게 기분 나쁘다고, (의원) 숫자가 많다고 고발해서야 되겠냐”며 “(민주당은) 힘자랑을 하지만, 나는 (김 위원장이) 무혐의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둔하면서, 그에 대한 민주당 주도의 고발을 ‘다수당의 정치 공세’로 규정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민주당이 (김 위원장을) 고발한 것은 자기모순”이라며 “(윤석열차) 만화 사건 관련해서 이 대표는 양심의 자유를 언급하지 않았나. 이 경우에는 왜 적용 안 되나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