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분양권 전매제한 연장 등 검토…강남 ‘투기과열지구’ 지정도
서울 강남지역 등을 비롯한 주택시장의 과열이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강도 높은 대책보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연장, 청약요건 강화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시장 혼란을 우려해 고심하고 있다.
정부가 우선 검토 중인 것은 일부 지역에 대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연장이다. 현재 6개월(수도권)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강남을 비롯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1년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입주 때까지 전매를 막아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세력들의 분양시장 진입을 막는 방법도 거론된다. 지난해 3월 완화된 수도권 1순위 청약 조건을 다시 강화하는 방안도 꼽힌다. 현재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한 지 1년이 지나면 수도권 1순위 청약이 가능한데, 이를 자격완화 전인 ‘가입 후 2년’으로 바꾸는 식이다.
보다 강력한 대책으로는 강남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이 있다.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현저히 높고, 2개월간 지역 청약경쟁률이 5 대 1을 넘거나 85㎡ 이하 주택의 청약경쟁률이 10 대 1을 넘는 지역 등을 대상으로 국토부 장관과 시·도지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분양권 전매제한뿐 아니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국토부는 대책 시행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 외에 지방 주택시장은 얼어붙어 있는 등 시장이 양극화된 상황에서 부동산 대책은 일부 지역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지적 대책이 효과적이지만 이 경우 다른 지역의 주택가격이 부푸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우려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강남지역 투기 방지대책 요구가 많지만 국지적 대책이 다른 지역에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선을 1년가량 앞둔 시점도 대책 발표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정부의 투기 방지책이 강남지역 등의 집값 하락으로 연결된다면 현 정부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 이렇다할 성장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마저 침체될 경우 경기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따라서 강남 등의 주택가격이 하락하거나 상승이 둔화할 경우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거나 대폭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시행 여부는 주택시장 상황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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