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모든 코칭스태프들이 2~3년전만 해도 불안해했을 겁니다. 지금은 그런 얘기가 쏙 들어갔을 거구요.”
LG 트윈스의 새 주장 박용택이 지난 5일 구단 시무식이 열린 잠실야구장에서 팀 선수들의 비시즌 준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2016년 말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선수협)가 매년 12월~이듬해 1월 ‘비활동기간’ 준수를 결의하자 각 팀은 지난해부터 단체훈련을 2월1일 시작하기로 했다. 그래서 스프링캠프 전 훈련은 오로지 선수들의 몫으로 남게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둔 올 시즌 KBO리그는 예년보다 빨리 개막하지만 스프링캠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월1일에 시작한다. 그래서 선수들의 겨울 몸관리가 시즌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도 꼽힌다. 그래서 구단들이 선수들을 걱정할 법 했다.
류중일 LG 감독도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은 2월부터 실전에 투입될 수 있게 훈련을 한다”며 “선수들에게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스프링캠프에서 고생할 것’이라 말해뒀다”고 했다. 하지만 박용택은 “물론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노파심에 걱정은 좀 할 것”이라면서도 “이젠 선수들이 준비를 잘한다”고 말했다.
근거가 뭘까. 박용택은 “선수들이 겨우내 몸관리도 경쟁이라는 걸 알았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모여 단체훈련을 했을 때는 상대방이 얼마나 운동하는지 눈에 보인다. 누군가 같은 훈련을 10번 반복하면 팀 내 경쟁자는 같은 훈련을 11번 반복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박용택은 “오히려 경쟁자들이 어디서 뭘 준비할지 모르니까, ‘이정도면 되겠지’ 정도에 그치지 않고 그보다 더 열심히 훈련한다”고 했다.
이미 적잖은 선수들이 체계적인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계획을 세워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선수들은 다음 시즌을 향한 준비의 일환으로 ‘개인훈련’과 ‘음식조절’에 한창이었다. 매년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줄여온 이대호는 물론이고, 넥센 주장 서건창도 “아팠던 곳을 중점적으로 치료하는 한편 음식조절과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하며 지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신인 이정후도 “웨이트 위주로 훈련을 하며 근육량을 늘리고 힘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할 정도가 됐다.
새해들어서는 따뜻한 해외에 나가 본격적으로 몸을 만드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LG 투수 차우찬과 임찬규는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개인훈련에 들어가 LG 구단 시무식에 불참했다. SK 최정-최항 형제, 이재원, 정진기, 한화 하주석, 윤규진, 두산 김강률 등 이미 여러 선수들이 해외 개인 훈련을 떠나있거나 떠날 예정이다. 연초부터 홈구장이나 고향집 인근 운동장 및 훈련장에서 개인 훈련에 한창인 선수들의 소식도 속속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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