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으로 분류되는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들의 계약 소식이 해를 넘긴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들리지 않는다. 그만큼 MLB의 2018 스토브리그, 그 중에서도 FA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이야기다. 그 원인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이 9일 구단들의 소비성향 변화를 지적했다.
‘ESPN’은 ‘구단들이 더 똑똑해졌다’며 구단들이 고액·장기계약 FA 실패사례들을 보면서 장기계약을 꺼리게 됐다고 전했다. 거론된 사례만 해도 라이언 하워드, 칼 크로포드, 알버트 푸홀스, 맷 켐프, 조쉬 해밀턴, 알렉스 고든, 크리스 데이비스 등 여럿이다. 구단들이 당장 지불해야할 선수들의 가치뿐 아니라 미래에도 비슷한 수준의 기량을 보일지도 분석하게 됐고, ‘악성 장기계약’으로 질 재정 부담을 원치 않게 됐다고 ESPN은 전했다.
구단들이 장기계약 부담을 꺼리니 FA보다는 트레이드를 이용하려는 시도 또한 늘었다. 시애틀의 경우 지난 시즌부터 3할 유격수 진 세구라, 2할8푼2리에 16홈런을 친 외야수 미치 해니거 등 주전 야수를 트레이드로 데려왔고, 시즌 후에는 올스타 2루수 디 고든, 25홈런 내야수 라이온 힐리 등 젊은 주전급 선수들을 역시 트레이드로 보강했다. LA 에인절스는 FA로 풀린 2루수 닐 워커를 데려오는 대신 세 살 많고 계약기간이 1년 남은 베테랑 2루수 이안 킨슬러를 디트로이트에서 트레이드해왔다. 유망주를 내주느니 장기계약을 떠안는 것만은 피하려는 게 요즘 구단들의 경향이라는 것이다.
ESPN은 ‘스테로이드 시대’ 이후로 30대 중반 선수들의 기량이 20대 선수들보다 떨어졌고, 이에 따라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는 편이 여러모로 나은 상황이라고도 분석했다. 같은 기량이라면 젊은 선수들의 연봉이 더 싸기도 하다. 또 이미 젊고 유능한 선수들이 장기계약을 맺어 일찌감치 FA 시장에 나오지 않는 것도 새로운 경향이다. 물론 수년내로 FA가 될 선수들이지만, 마이크 트라웃, 호세 알투베, 폴 골드슈미트, 카를로스 카라스코, 카일 시거, 브랜든 크로포드, 브랜든 벨트, 맷 카펜터, 살바도르 페레즈, 조쉬 해리슨, 제이슨 킵니스 등은 소속팀과 장기계약을 맺어 FA시장에 나오는 시기를 늦췄다. 뉴욕 양키스로 옮긴 지안카를로 스탠턴도 이미 마이애미와 10년 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팀을 옮겼다.
물론 2018 스토브리그에만 한정된 문제일 수도 있다고 ESPN은 전했다. 다음 시즌 FA가 이번 시즌보다 더 화려하다는 점, 바뀐 사치세 제도에 맞게 사치세를 물지 않으려 양키스나 LA 다저스가 연봉총액을 줄이고 있다는 점, 또 시간을 오래 끌더라도 선수들의 고액 계약을 이끌어내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이번 시즌 고액 FA들의 에이전트라는 점 등 과거 지적됐던 원인들도 다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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