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류중일 감독. LG 제공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 LG 제공

“꿈을 크게 꾸라고 했다. 그러면 이뤄진다고 했다. … 그리고 이뤄졌다.”

5일 서울 잠실야구장 구내식당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2018년 시무식의 화두는 ‘꿈’이었다. 신임 류중일 감독이 “꿈을 크게 갖자. 꿈은 이뤄진다”고 먼저 말을 건넸다. 새 시즌 주장 박용택도, 이적 선수 대표 김현수도, 신인 선수 대표인 2018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자 투수 김영준도 화답했다. “꿈은 이뤄진다는 감독님 말씀 믿고 따라가겠습니다.”

왜 ‘꿈’이었을까. 시무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류 감독은 “늘 집사람이 해주던 말”이라며 “늘 꿈을 크게 가지라고 했는데… 이뤄졌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 감독 시절 2011~2014 한국시리즈 4연패를 이룬 감독의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LG에게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이루지 못한 꿈같은 존재다. 2000년대 초반의 ‘가을야구 갈증’은 2010년대 들어 해결했지만,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매번 무릎을 꿇었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지도 24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지도 16년이 지났다. 마침 LG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선 해가, 월드컵 4강으로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전국적인 슬로건이 된 2002년이었다. 

그렇다면 꿈은 어떻게 이뤄질까. 류 감독은 비교적 세세하게 구상을 내놨다. 그는 “투수력이 강해야 하고, 상대방에게 한 베이스를 덜 내줄 수 있는 송구와 수비력, 상대 투수의 투구폼을 빼앗는 연구도 접목시켰다”고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문에 빨라진 개막, 짧아진 전지훈련 기간도 대비하고 있었다. 류 감독은 “4월부터 한달 반 동안은 6인 로테이션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가뜩이나 빠른 개막으로 추워진 날씨에는 투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시간을 부여하는게 도움이 됐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이미 9명의 후보도 정했다.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와 이날 계약을 마친 타일러 윌슨, 차우찬, 류제국, 임지섭, 임찬규, 신정락, 김대현, 그리고 올시즌 2년차를 맡게 될 좌완 손주영이 후보군이다. 마무리 후보도 이동현, 임정우, 정찬헌으로 정했다. 

‘꿈을 크게 가져라’만큼 류 감독은 ‘앞만 봐라’는 말도 강조했다. 앞은 야구, 옆은 유혹이다. 그는 “선수라면 술도, 여자도, 도박도 조심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그런 것들로 야구 생활 못하는 친구들 많지 않나. 상세하게 거론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삼성 감독 시절 해외 원정도박 사건에 휘말렸던 선수들을 생각한 듯 했다. 그리고는 앞만 보는 선수로 은퇴한 이승엽과 박용택을 거명했다. 류 감독은 “앞만 보고 야구만 하는 선수는 큰 부상도 없고 야구를 잘한다”며 “이승엽은 오래 봐왔지만 정말 절제력있는 친구”라고 했다.

류 감독은 1월 중순 구장 근처의 새 집으로 이사를 마치고 1월 말 전지훈련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LG는 2월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뒤 같은 달 2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이어간다. 류 감독은 “선수들에게 마냥 놀지만 말고 앞만 보라고 했다”며 “다 잘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으니 잘 하지 않겠냐”고 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