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이용규·최진행·송은범
캠프 출발 전날에야 ‘FA 계약’
명단서 빠진 권혁은 ‘방출 요구’
해묵은 갈등설 잠재우기 숙제로

프로야구 한화는 지난해 정규시즌 3위에 올라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또 한번의 도약을 향한 움직임이 가볍지만은 않다.

31일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 한화는 베테랑 선수 계약 과정에서 냉랭해진 팀 분위기를 바꿔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한화는 지난 30일 오후 늦게까지 협상 테이블을 열어둔 끝에 연봉 재계약 대상자 63명 중 투수 권혁을 뺀 62명과 계약을 마쳤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섰던 3명도 모두 잔류시켰다.

‘미계약자는 캠프에 합류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던 한화는 일단 구색을 갖추고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훈련 성과를 내기 위해 과제 풀이 적잖아 여러 각도에서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FA를 비롯한 베테랑들의 계약이 늦어진 것이 우선 걸리는 대목이다. 이용규와 최진행, 송은범은 캠프 출발 전날인 30일 밤에야 겨우 계약을 마쳤다. 송광민도 캠프 출발 나흘 전인 27일이 돼서야 계약을 완료했다. 계약 과정에서 잡음도 적지 않았다. 송광민과 이용규는 계약 과정에서 느낀 속내를 방송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권혁은 “구단의 연봉 삭감안은 받아들이지만 1군 캠프 명단에서 빠진 점을 이해할 수 없다”며 자신을 방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화가 지난해 10월 초 중심타자 송광민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할 때 돌았던 ‘베테랑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구단 사이의 갈등’설이 새해까지 이어진 모양새가 됐다.

베테랑 선수들 여럿이 아쉬움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보니 팀내 공기가 좋을 수만은 없다. 그래서 한화로서는 ‘팀 빌딩’을 위한 묘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구나 올해의 한화는 뚜렷한 전력 플러스 요인이 없다.

한화는 평가 좋은 신인들을 여러명 영입했고 이번 캠프에도 신인을 6명이나 포함시켰지만, 그들을 올해 즉시 전력으로 계산에 넣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팀 분위기를 다스리기 위한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 직간접적 대화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야 지난해의 바람을 이어갈 수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