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내야는 두텁기로 유명하지만 관심이 쏠리는 경쟁은 센터라인과 3루에서 주로 벌어졌다. 현재의 허경민-김재호-오재원이 꾸린 내야진은 지금은 삼성으로 이적한 이원석, 은퇴한 고영민, 최주환, 류지혁 등과의 경쟁 끝에 꾸려졌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외국인 타자로 내야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데려오며 ‘1루수·지명타자’ 자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투좌타인 페르난데스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최근 2년 동안 1루수(27경기)나 3루수(20경기)보다 2루수로 가장 많은 92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두산에서 2루를 볼 가능성은 적다. 내야수치고는 풋워크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두산의 2루수로는 팀 내야수비를 총 지휘하는 오재원이 버티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2루수로 1경기, 3루수로 2경기를 뛴 데 반해 1루수로 28경기를 나섰다. 페르난데스가 수비에 나선다면 1루수 자리에 들어갈 공산이 높다.
페르난데스는 타격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코칭스태프가 페르난데스의 타격을 실전에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영상을 통해 봤을 때 ‘어떤 상황에도 타격 포인트가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만약 페르난데스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선보인다면, 두산의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두산이 외국인 타자로 두 외야수(지미 파레디스, 스캇 반 슬라이크)를 데려온 상황에서 1루수는 오재일, 지명타자는 최주환의 몫이었다. 이들이 페르난데스의 잠재적인 경쟁자다. 최주환은 지난해 한단계 뛰어 오른 기량을 선보이며 개인 최다인 26홈런·108타점을 기록했다. 김재환이 갑작스레 부상으로 빠진 한국시리즈에서는 중심타선에서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활약이 올해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섣불리 장담할 수만은 없다.
반면 오재일은 지난해 타석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2016~2017년 2년 연속 3할을 기록했던 타율은 지난해 2할7푼9리로 떨어졌고, 홈런은 2016년에 이어 개인 최다 타이기록(27개)을 세웠지만 타점은 2년 전(92타점)보다 적은 80타점에 그쳤다. 수비에서는 페르난데스보다 우위에 설 것으로 보이지만 1루수는 수비보다 공격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선수가 더 자주 중용되는 포지션이다.
결국 페르난데스와 오재일, 최주환이 타석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남은 두 자리의 주인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쉬운 모습을 보인 오재일은 팀 선배 오재원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타격 전문가로 유명한 더그 레타 코치로부터 레슨을 받으며 일찌감치 칼을 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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