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한국 최초 여성 국제심판 임은주씨 영입

여성 축구인이 프로야구팀 단장으로

새 이름을 내걸고 올해 새 출발하는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새 단장으로 임은주 전 프로축구 FC안양 단장(53·사진)을 선임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 국제심판과 프로축구 첫 여성 단장으로 유명한 임 신임 단장은 프로야구 사상 첫 여성 단장이라는 이정표까지 세웠다.

키움 구단은 22일 “프런트 역량 강화를 위해 임은주 전 단장을 구단의 새 단장으로 영입했다”며 “임 신임 단장이 구단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구단을 발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최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017년과 지난해 2년간 단장직을 맡은 고형욱 전 단장은 스카우트 상무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축구선수 출신 임 단장은 특별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대표 선수로 뛰었고, 1997년 국내 첫 여성 축구 국제심판이 돼 이름을 널리 알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뛴 첫 한국인 심판이기도 하다. 200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성위원으로 행정가로 첫발을 내디딘 임 단장은 2013~2015년에는 강원FC 단장을 맡아 국내 프로스포츠 첫 여성 단장이 됐다. 2017년에는 FC안양 단장으로 취임했으나 지난해 8월 시즌 도중 개인 사정을 이유로 사임했다.

키움증권을 새 메인 스폰서로 맞아 올해 첫 시즌을 치르는 키움은 지난해 말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경영 및 운영관리 개선안’을 제출한 데 이어 주요 인적 구성에도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허민 전 고양원더스 구단주를 지난달 21일 영입했고, 이번에는 단장직에도 변화를 줬다. 

그간 야구와 접점이 없어 보였던 임 단장의 영입은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받는다. 모기업 임원, 구단 프런트 출신 인사들이 맡던 단장직을 야구인 출신 단장들이 맡기 시작한 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이에 임 단장의 선임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야구 전문가가 아닌 데다 축구단 단장을 맡으면서 서포터스들과 갈등을 일으켰던 전례도 있다. 

그러나 키움 구단은 “어려운 구단을 강직하게 이끄는 과정에서 인상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임 단장을 높게 평가했다. 임 단장은 구단을 통해 “스포츠 경영적인 측면에서 프로야구단은 선수단과 프런트의 전문적 분업화가 잘돼 있다”며 “새로운 스폰서와 새롭게 시작하는 키움 히어로즈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