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최순실·안종범 2차 공판
ㆍ검찰, 김형수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 진술 조서 공개
ㆍ최씨, 연설문 수정에 “박 대통령 철학 알아 의견 제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지난해 봄 미르재단의 이성한 전 사무총장을 조사했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민정수석실이 일찌감치 최순실씨(61)의 존재와 미르재단의 문제를 알고도 묵인한 정황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앞서 국회 청문회에서 “최씨를 모른다”고 한 바 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에 대한 2차 공판에서 검찰은 김형수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의 이 같은 참고인 진술이 있다고 밝혔다.
공개된 진술조서를 보면, 김 전 이사장은 “(2016년) 3월 차은택(창조경제추진단장)이 전화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성한을 조사했는데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사장님이 이성한을 해고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 진술은 “안 전 수석이 이 전 사무총장의 보직 해임에 관여한 부분이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답변하다 나온 것이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친·인척이나 공직자 비리를 조사하는 민정수석실이 왜 미르재단 내부자까지 주시하고 있었는지 의문이 나온다.
김 전 이사장은 또 검찰에서 “그 이후 3월 말인지 4월 초에 안 전 수석도 전화해 이성한에 대해서 말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설립뿐만 아니라 운영과정에도 지속적으로 관여했다는 진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차 전 단장이 민정수석실의 이 전 사무총장 조사 사실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부분도 의문을 낳는다. 차 전 단장은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입국하면서 “우 전 수석을 모른다”고 했다. 우 전 수석과 차 전 단장이 친분이 있거나, 최씨나 안 전 수석이 우 전 수석에게 내용을 전달받아 차 전 단장에게 알려줬을 가능성이 있다.
민정수석실이 최씨의 국정농단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도 공개됐다. 안 전 수석의 휴대전화에 들어있던 녹음파일이다. 지난해 8월 녹음된 이 파일에서 이 전 사무총장은 “롯데 측에서 70억원을 받았다가 되돌려준 사례가 있다. ‘롯데는 봐줄 수 없다’고 해서 돌려줬다”고 했다. 롯데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줬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전날 돌려받았는데 이 과정에 민정수석실에서 압수수색 정보를 알려줬다는 의혹이 있다. 최씨 측에서 검찰의 롯데 수사를 무마해주려다 미수에 그쳐 돈을 돌려준 게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날 공판에서는 최씨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통화하는 전용 번호가 별도로 있었다”며 그 이유로 “일반적인 얘기가 아니라 마음에 걸렸다”고 검찰에 진술한 내용도 공개됐다. 최씨는 또 박 대통령의 연설문 수정에 대해서는 “내가 철학자나 전문가가 아니라 문맥 정도만 고쳤다”면서도 “내가 대통령의 철학을 알기에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가 미르·K스포츠 재단 강제모금에 적극 개입한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전인성 KT 희망나눔재단 이사장은 검찰에서 “(전경련 관계자가) 출연금 액수는 위에서 정해져 내려올 것이라고 했다”며 “그 위가 청와대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KT는 재단 출연 전에 1쪽짜리 설립계획안을 받았지만, 삼성은 그조차 받아보지 못하고 204억원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안 전 수석 측은 핵심 증거인 ‘안종범 다이어리’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검찰과 공방도 벌였다. 안 전 수석 변호인 홍용건 변호사는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위법하게 수집됐고, 내용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검찰은 “자신이 직접 펜을 들고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받아적은 수첩을 부인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거가 법정에 제출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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