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2일][특검 ‘피의자 이재용’ 소환]‘박 특검 심복’ 양재식·‘재벌 저격수’ 한동훈 검사가 조사

ㆍ시민단체 회원·삼성 직원에 경찰·취재진 몰려 북새통

12일 오전 9시15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 주차장에는 특검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취재진·시민사회단체·노동조합·삼성 관계자 등 200명이 넘는 이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을 기다렸다. 사복 경찰을 포함한 경찰도 50~60명가량 주차장 인근에 배치됐다. “코너 돌고 있습니다.” 경찰의 무전기에서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나타난 검은색 체어맨 차량이 주차장 입구에서 멈춰 섰다.

오전 9시28분쯤 이 부회장이 내렸다. 그는 일행 몇몇과 함께 특검 전용 엘리베이터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 부회장은 입가에 특유의 미소를 지었지만, 긴장한 듯 눈동자는 사방을 향해 움직였다.

이 부회장은 사진·카메라 기자들이 표시해놓은 지점에서야 한마디 했다.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머리를 숙인 후 주차장과 17~19층 특검 사무실만을 오가는 전용 엘리베이터에 유유히 몸을 실었다. 박영수 특검과의 별도 면담 없이 곧바로 조사가 시작됐다. 조사는 한쪽 면이 거울인 특수 통유리가 달린 19층 특검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진행됐다.

조사는 뇌물 수사를 담당하는 양재식 특검보(52·왼쪽 사진)와 한동훈 부장검사(44·오른쪽), 김영철 검사(44)가 지휘했다.

양 특검보는 박영수 특검과 같은 법무법인 강남 출신으로 ‘특수통’인 박 특검과 20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세월호 7시간 수사팀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삼성 수사의 중대성을 감안해 직제를 넘어 조사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조폐공사 파업유도’로 유명한 진형구 전 검사장의 사위인 한 부장검사는 2003년 대선자금 수사의 계기가 된 SK그룹 분식회계, 2006년 현대자동차그룹 비자금 사건 등에 참여한 ‘재벌 저격수’로 유명하다.

김 검사는 지난해 11월부터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삼성이 낸 미르·K스포츠 재단 지원금 204억원을 전담해 수사했다.

윤승민·박광연 기자 me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