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사진)이 타계한 지 5일로 1년이 됐다. 그러나 평화와 화합의 상징인 만델라의 후광을 차지하려는 가족들간의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1일 남아공 정부는 만델라가 살던 쿠누 자택의 소유권 변동을 증명하라는 전처 위니 마디키젤라-만델라의 요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위니는 지난 10월 법원에 쿠누 주택의 소유권을 정부가 정부가 증명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위니는 자신이 템부족 지도자로부터 이 집을 받았으나 만델라가 소유권을 불법으로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위니의 소송은 단순한 소유권 다툼이 아니다. 쿠누는 만델라가 살았던 곳이자 그가 묻힌 곳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위니가 쿠누 저택을 갖게 되면 ‘만델라’라는 브랜드도 함께 얻는 셈이다. 만델라와 관련된 행사와 상품은 경제적 이익을 줄 뿐 아니라, 집권 아프리카국민회의(ANC) 내에서의 위상에도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ANC 주요 정치인들은 모두 만델라의 ‘후계자’를 자처하고 있다. 부패와 사치로 악명 높은 제이컵 주마 대통령은 지난해 노쇠해진 만델라를 억지로 찾아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만델라가 숨을 거둔 직후부터 가족들 사이에는 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싸움이 벌어졌다. 장녀 마카지웨와 손자 만들라는 각자 만델라의 계승자임을 자처했다. 위니의 지지를 얻은 마카지웨는 지난 1월 자신이 가문의 대표라고 밝혔지만, 템부족은 ‘관습에 따라’ 손자인 만들라가 후계자라며 반발했다.
만델라 가족들은 유산 싸움을 벌이고 있으나, 국민들은 ‘마디바(만델라의 애칭)’를 기리며 추모하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5일 오전 9시부터 수도 프리토리아 프리덤파크에서 공식 추모식을 연다. 만델라가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67년이라는 기간을 상징, 오전 9시56분53초부터 10시3분까지 6분 7초 동안 추모 사이렌과 묵념이 이어진다.
정부 청사이자 만델라의 시신이 안치됐던 프리토리아 유니언빌딩에서는 합동 추모 기도회가 열린다. AFP통신은 만델라의 모습을 문신으로 새겨 추모하는 것도 유행이 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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