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인권의 날’이다. 이날 이스라엘의 한 비정부기구(NGO)가 1947~1949년 팔레스타인 전쟁 참전 군인들과 난민들, 그 자손들이 모이는 ‘공적사실위원회’를 개최한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스라엘 NGO ‘조크로트(기억)’가 개최하는 위원회에 유대인, 팔레스타인인이 모여 팔레스타인 전쟁과 그 이후 삶을 증언할 것이라고 9일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방에 건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치권을 주장하며 전쟁을 벌였다. 이는 곧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의 전쟁으로 번졌다. 1949년 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은 건국에 성공했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난민이 돼 국가 지위도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이 때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지금까지 진행중이다. 올해도 지난 7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양국엔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위원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과화해위원회’를 본딴 것이라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백인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정책 이후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이 된 넬슨 만델라는 1995년 ‘진실과화해위원회’를 열었다. 이 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 백인들의 처벌을 감면하면서, 위원회는 과거사 청산과 사회 통합을 이룬 사례로 평가받았다.
‘공적사실위원회’에서도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화해에 다가서리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1948년까지 유대인 지하 무장단체에서 활동했던 암논 노이만은 “팔레스타인 전쟁은 우리(유대인)와 그들(팔레스타인인) 사이를 갈라놓았다. 우리는 너무 많은 악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자라면서 난민들에 대해 듣게 됐다. 아무도 그들을 생각하길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모두 사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조크로트는 지난해 1월부터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번 ‘공적사실위원회’를 준비해왔다. 이번 위원회 때 나오는 증언들은 ‘진실과화해위원회’때 처럼 보고서로 기록해 이스라엘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조크로트는 “이번 위원회가 미래의 갈등 해결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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