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프랑스를 여행하는 관광객은 지금보다 세금이 5배 늘어난 숙박비를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 프랑스 의회가 국가 재정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숙박세 인상 법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는 “이렇게 숙박비를 올리면 관광객이 줄어들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집권 사회당은 최근 4성급 이상 호텔의 숙박비에 붙는 세금을 현행 1.5유로(약 2070원)에서 오는 9월부터 8유로(약 1만1040원)로 인상하는 내용의 숙박세 인상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법안은 지난 25일 하원에서 통과됐다. 사회당 측은 이 법안이 실행되면 연간 1억4000만유로(약 1932억원)의 국가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원은 이와 별도로 파리 시내 호텔에서 묵는 숙박객들에게 교통인프라 개선비용 명목으로 2유로의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반면 정부와 관광업계는 반대하고 있다. 유엔 관광통계에 따르면 프랑스는 2012년 해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아간 나라(8300만명)였다. 지난해의 관광수입은 411억유로(약 57조원)로 전체 국가 수입의 7%에 달했다. 하지만 불친절과 잦은 파업으로 악명 높은 나라이기도 하다. 정부는 극심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연간 관광객 1억명 유치’ 등의 목표를 세우고 서비스 개선 등 관광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호텔체인 아코르 경영자 세바스티앙 바쟁은 파이낸셜타임스에 “숙박비를 올리면 관광업계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관광지로서 프랑스의 이미지도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로랑 파비위스 외교장관도 29일 “숙박세 인상 법안은 관광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반하는 일”이라며 “법안을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반면 사회당은 의회의 입법권한까지 정부가 간섭할 수는 없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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