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작전에 투입돼 전투를 벌이고 있는 군인들에게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적어 보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는 시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에게 무인기(드론) 제작 자금을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으는 데 성공했다. 주로 영화 제작, 공연비 모금에 쓰이던 크라우드펀딩이 무기를 구매·제작하는 데도 쓰인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시민들이 인터넷 사이트 ‘국민의 프로젝트(People`s Project)’를 통해 무인기 제작 자금을 모았다고 29일 가디언이 보도했다. 장비와 자금이 부족한 가운데 동부지역에서 친러 무장세력과 충돌하는 우크라이나군을 돕기 위해서다. 동부지역에선 우크라이나군-친러 무장세력 간의 교전이 벌어졌고, 러시아군의 개입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별도의 정찰 장비가 없어 현장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또 현장 상황을 파악하려면 군 병력이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투입돼야 한다.
1991년 옛 소련의 붕괴로 우크라이나는 독립에 성공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세력은 약화됐다. 독립 당시 90만명에 이르던 병력 규모가 현재는 9만명으로 줄었다. 군을 둘러싼 부패와 예산 삭감 때문이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도 군부 지원에 인색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투복과 주요 장비들을 사비로 사야하는 상황이며, 옛 소련제 무기들은 부품이 부족해 고쳐쓰기도 어렵다. 부족한 지원 속에 친러 무장세력을 지원하는 경찰들도 생겼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자 일부 시민들은 3월부터 ‘국민 프로젝트’ 사이트를 통해 전투복, 방탄조끼 및 군사장비 자금 모금 활동을 벌였다. 중고 물품을 수입해야 하는 형편이지만, 2만파운드(약 3444만원), 3만5000파운드(약 6027만원) 모금에 한 차례씩 성공했다. 그리고 무인기 제작 모금도 완료했다.
모금액은 3만5000달러(약 3540만원)에 불과하다. 처음에 계획한 16만5000달러(약 1억6700만원)의 이스라엘제 최신 무인기는 물론이고, 12만달러(약 1억2100만원)에 이르는 미군 최저가 무인기를 구입하기엔 턱없이 모자라다. 대신 디자이너 등 자원봉사자들이 무인기 기체 디자인을 만들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연구소도 무인기 제작을 돕기로 했다. 사이트 설립자 데이빗 아라카니아는 “우리(우크라이나군)가 무인기 20기를 확보한다면 국경 지대는 확고히 지킬 수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아라카니아는 군사 보안 문제 때문에 ‘국민의 무인기(people`s drone)’ 디자인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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