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찰이 반쿠데타 시위대를 검거하려 ‘채증’까지 동원했다. 영자지 방콕포스트는 8일 오후 3시30분쯤(현지시간) 방콕 시내 빠툼완 상점가에서 군부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시위대가 등장하자 경찰이 시위대의 얼굴을 촬영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경찰이 현장에서 시위대를 체포하는 대신, 향후 사법절차를 밟을 증거를 확보하려 사진 촬영에 나섰다고 전했다. 앞서 쿠데타를 주도한 쁘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군과 경찰에 시위대와 우선 충돌하지 말고, 사진을 찍어 증거를 확보한 후 체포 등 강경 진압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고 방콕포스트 등이 전했다.
이날 군부는 방콕 시내에 군경력 6300여명을 배치시켰다. 소묫 뿜빤무옹 경찰청장은 경찰 15개중대 2000명이 먼저 파견된 뒤 대기 중인 군인 27개중대 4000명이 산발적인 시위에 대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군경력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시내에 벌어질 예정이던 반쿠데타 시위대의 행진을 막기 위해, 그간 반쿠데타 시위가 벌어졌던 승전기념탑 등 주요 시위거점에 배치됐다.
태국 군부는 그 동안 트위터·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번지는 반쿠데타 시위를 진압하려 애썼다. 방콕 시내를 중심으로 산발적이고 기습적으로 벌어지는 시위에 군부는 대응하지 못했다. 그러던 군부는 SNS를 통해 반쿠데타 시위를 주도했던 친탁신 시위대 지도자 솜밧 분가마농을 5일 밤 방콕 인근 촌부리에서 체포했다. 일반 시민들과 섞인 시위대를 막을 방책으로 채증까지 동원했다. 대규모 군경력 파견 소식까지 예고된 8일 방콕 시내에선 쿠데타 이후 벌어졌던 100명 이상의 시위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날 방콕의 탐마삿 대학에서 소규모 학생 집단이 행진 대신 샌드위치를 팔며 “민주주의를 위한 샌드위치”를 외쳤으며, 어떤 이들은 독재자 ‘빅 브라더’를 비판하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조용히 읽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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