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모디 총리 당선 후 관계 강화 행보… 첫 해외방문 유치 경쟁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당선 이후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대국 세 나라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인도에 구애를 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3일 훙레이 대변인을 통해 “왕이 외교부장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오는 8~9일 인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이 모디 총리를 만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타임스오브인디아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왕 부장이 이번 인도 방문 때 모디의 첫 해외 방문지를 중국으로 정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전했다.


모디 총리가 지난달 26일 취임한 후 중국과 인도는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취임 사흘 뒤인 지난달 29일에는 리커창 총리가 모디의 당선을 축하하는 전화를 했고, 모디는 시 주석의 인도 방문 요청으로 화답했다. 리 총리도 지난해 첫 해외 순방지로 인도를 택하며,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과시한 바 있다. 

이런 행보는 모디 당선 후 인도·일본 관계가 더 강화되리라는 예상 속에 나왔다. 2005년 이후 일본 총리들이 거의 매년 인도를 찾는 등 양국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아베 신조 총리도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 참석 전 인도에 들러 안보 분야의 협력과 일본 원전 수출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모디도 구자라트 주총리 시절 투자 유치를 위해 일본을 자주 방문했다. ‘지일파’ 모디의 총리 당선이 확정되자 아베는 일본을 첫 해외 방문지로 삼아달라며 초청하기도 했다.

일본은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해 아시아의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 최근 북·일관계 개선에 나서며 동북아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에 섰다. 반면 중국은 최근 베트남과의 남중국해 영해분쟁으로 아시아에 반중 감정이 고조되는 등 아시아 패권 전략이 삐걱거리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전 일본 방위상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고에 “중국은 러시아와의 양자 협력만으로는 아시아에서 전략적인 우위를 두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인도·파키스탄 정상회담도 중국이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물밑작업을 벌여 성사된 것이라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이 전했다.

인도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두 나라는 서로 200억달러(약 20조원) 이상을 주고받는 주요 무역 상대국이다. 모디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경제관계 개선이다. 다만 양국 관계가 크게 나아질지는 미지수다. 영유권 문제로 1962년 전쟁을 벌이기도 한 양국은 지금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