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28명 사망·24명 부상
ㆍ“미 무인기 공격에 보복”
파키스탄 탈레반이 최대 도시 카라치의 국제공항을 공격해 최소 28명이 사망하고 공항이 한동안 폐쇄됐다. 탈레반은 추가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간 돈 등에 따르면 8일 오후 11시쯤 자살폭탄 조끼, 수류탄, 로켓탄 발사기로 무장한 탈레반은 카라치의 진나 국제공항을 공격했다. 이들은 공항 경비대와 총격전을 벌였으며, 그 과정에서 수류탄을 던지고 자살폭탄을 터뜨렸다. 파키스탄 정부는 준군사조직 레인저스 등을 투입해 진압작전을 벌였고, 사건 발생 12시간여 만인 9일 낮 12시쯤 대테러작전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탈레반 10명과 공항 경비대, 공항 직원 등 최소 28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고 파키스탄군이 밝혔다.
파키스탄 당국이 진압작전에 나서면서 공항 안에 있는 사람들과 항공기에 탄 승객들을 대피시키고 항공기 이착륙을 전면 중단해 한동안 공항 기능이 마비됐다.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항공기 등 핵심 자산은 손상되지 않았다고 당국이 밝혔다.
탈레반은 공항 경비대의 신분증을 위조해 공항을 통과했으며, 고도의 훈련을 받았다고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BBC방송 등이 전했다.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탈레반의 샤히둘라 샤히드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미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숨진 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의 복수를 위해 이 공격을 벌였다”며 “항공기를 납치하고 국가기관을 파괴해 정부에 피해를 주려 했다”고 말했다. 샤히드는 또 “이제 겨우 한 명분(메수드)의 복수를 마쳤고, 수백 번의 복수가 남았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탈레반은 2011년 공항 인근의 카라치 해군기지를 공격해 17시간 동안 점거한 적도 있다. 당시에는 10명이 숨지고, 미군 오리온 정찰기 2대가 파괴됐다.
2007년 이슬람율법 국가 건설을 내세우며 조직된 파키스탄 탈레반은 이후 미군과 파키스탄군의 공격에 맞서 테러를 일삼아왔다. 하지만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 2월부터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으로 평화를 이끌어내 해외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의도에서였다. 그러나 수감자 800명을 석방할 것을 요구한 탈레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이후 탈레반은 근거지인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격을 벌여왔다. 탈레반은 이번 사건 후 “정부는 평화협상을 전쟁 수단으로 활용하며 민간인을 학살해왔다”고 비난했다.
탈레반이 추가 공격 의사를 밝힘에 따라 평화협상은 난관에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정치 평론가인 하산 아스카리는 “정부가 평화협상을 계속한대도 회담을 반대해온 군과의 갈등에 봉착할 수 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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