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자치공 “불복 땐 강경 대응”
ㆍ러시아 연방 하원의회 21일 병합 문제 논의키로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16일 크림반도 전역에서 진행됐다. 투표 결과가 나온 뒤 러시아 귀속까지 이어지면 유럽의 지도는 바뀌게 된다.
크림반도 전역에서 펼쳐진 이번 투표에 주민들은 러시아에 귀속될지, 우크라이나의 일부로 남을지를 정해 응답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이뤄진 예측처럼 러시아 귀속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여론조사기관 GfK가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투표의사를 밝힌 크림반도 주민들 70%가 러시아 귀속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응답했다. 러시아 연방 하원의회는 투표 결과가 나오면 오는 21일 크림반도 병합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콘스탄티노프 크림자치공 의회 의장은 “2주 안에 모든 귀속 절차가 끝날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을 지난 13일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투표가 불법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크림자치공의 러시아 귀속을 막을 길은 없어 보인다. 크림반도를 놓고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의 대결 구도가 펼쳐진 것처럼, 주변국들의 군사력·외교력에 따라 상황이 결정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992년 코소보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주민투표 효력 무효화 결의안’ 통과도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무산됐다. 크림자치공은 우크라이나가 투표에 승복하지 않으면 강경히 대응하기로 했다. 크림반도 내 우크라이나 국영기업의 소유권을 주장했던 크림자치공은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크림반도 내 우크라이나군 주둔을 불법으로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크림반도 주변 지역의 군사적 긴장도 다시 고조됐다. 러시아군은 크림반도 바깥에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까지 발을 넓혔다. 현지 우니안통신 등은 15일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의 말을 빌려 러시아 특공대원 120명이 헬리콥터를 타고 크림반도 북쪽 헤르손주에 침입했다고 전했다. 헤르손주 스트릴코베 마을엔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기업 체르노모네프테가스의 가스기지가 있다. 크림자치공은 러시아 귀속 시 체르노모네프테가스의 소유권을 가져가겠다고 주장해왔다. 러시아군도 가스기지 테러를 막기 위해 이번 작전을 벌였다고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측에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러시아군의 침입을 군사적 내정간섭으로 규정해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 이어 인근 하리코프에서도 15일 친러시아와 반러시아 시위대 간 충돌이 발생해 2명이 숨졌다.
미국도 러시아군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주부터 크림반도 인근 흑해에서 루마니아, 불가리아 해군과 합동훈련을 하고 있는 미 구축함 트럭스턴의 사령관은 15일 훈련을 추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러시아군의 침공에 대항한 움직임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크림반도에서 러시아계, 우크라이나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타타르인들은 러시아에 반대하나,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반발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반도에 4000명 정도가 사는 것으로 추산되는 고려인들도 마찬가지다. 크림반도에 사는 고려인 블라디미르 김(42)은 연합뉴스에 “키예프의 중앙정부가 우크라이나어를 강제 공용어로 쓰게 하는 등 인권침해를 저질렀다”며 “러시아인 등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오늘의 반발을 불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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