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의회 연설서 “더 이상 우크라이나 분열 원치 않아”
ㆍ크림 총리·의회 의장, 러시아 연방 가입 조약 서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 크림자치공화국의 주민투표 이후 처음으로 합병 의지를 드러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크림자치공 합병을 2015년 1월1일 이전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은 자기 결정권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분열을 원치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우크라이나 내의 러시아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푸틴은 지난 16일 크림자치공의 주민투표 결과에 대해 “크림반도 주민들 약 97%가 러시아 귀속에 동의한 것은 주민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며 “러시아인 94%도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을 원한다”는 통계까지 거론했다. 크림자치공의 독립을 코소보 사태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크림반도 주민들은 1992년 코소보처럼 독립을 위해 행동했다”며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개입했다며 비판한 서방 국가들도 중동 등에 개입했다”고 말했다.
연설을 마친 푸틴은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자치공 총리, 블라디미르 콘스탄티노프 크림자치공 의회 의장과 함께 크림자치공의 러시아 연방 가입 조약에 서명했다.
푸틴은 이날 연설에 앞서 크림자치공 의회와 세바스토폴 의회가 내건 러시아 귀속 제안을 러시아 정부와 하원, 상원 등에 통보했다고 러시아 대통령실이 밝혔다. 푸틴이 정부 기관과 의회에 크림반도 합병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연방 구성 주체 수용에 대한 법률에 따라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러시아 의회와 정부는 합병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푸틴은 전날 압도적으로 러시아 귀속에 찬성한다는 주민투표 결과가 나오자, 크림자치공의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어 곧바로 크림자치공의 러시아 연방 가입에 대한 러시아-크림자치공 간의 협정서 초안을 승인했다.
푸틴의 크림자치공 합병에 대한 입장은 전날에 비해 급격히 달라진 것이다. 러시아 외교부가 1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서방 정치 대표들로 이뤄진 국제 지원그룹 구성을 제안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우크라이나 중립화·연방제 개헌·러시아어 제2공용어 지위 격상 등이 포함된 협상안을 내놓을 때까지만 해도 푸틴의 행보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푸틴의 연설은 이 같은 제스처가 합병 절차를 밟기 위한 속임수였음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러시아와 미국에서는 크림자치공 주민투표 이후 합병 절차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집권 통합러시아당의 올가 바탈리나는 성명서를 통해 “미국이 이중잣대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발레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연방상원 의장은 “독립된 크림반도는 러시아법에 따라 합병될 것”이라며 “크림반도 합병 절차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푸틴이 연설을 하기 전 푸틴이 크림반도 합병 절차를 ‘패스트 트랙’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푸틴의 연설이 끝난 뒤 “푸틴이 서방의 제재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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