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테러집단 규정·군작전 예고
ㆍ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평화유지군 파병 요청도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로의 귀속을 외치며 시위하고 있는 친러시아 시위대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정부는 시위대에 ‘대테러전’을 벌이겠다고 밝혔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평화유지군 파병을 요청했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임시대통령은 13일 친러시아 시위대에 “14일 오전까지 무기를 버리고 떠나라”며 최후통첩을 했다. 그는 방송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크림반도 시나리오가 동부에서도 반복되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군을 동원해 대규모 대테러작전을 벌이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투르치노프는 14일에는 반기문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동부에 평화유지군과의 합동작전을 요청했다고 우크라이나 의회가 밝혔다.

친러 시위대, 경찰서 습격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시위대들이 14일 동부 호를류카의 경찰서 건물을 습격해 의자 등으로 창문을 부수고 있다. 호를류카 | AP연합뉴스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슬라뱐스크에서는 시위대와 진압병력이 충돌해 최소 4명이 숨졌다. 시위 강경진압을 자제해온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계기로 시위대 대응을 바꿨다. 14일 동부 도네츠크주 전역에 대테러전 체제가 발령됐다. 하지만 러시아의 무장병력을 배후에 둔 시위대는 정부의 최후통첩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인테르팍스통신은 도네츠크 동부의 호를류카에서 14일에도 친러 시위대 약 150명이 경찰서를 공격해 무기를 뺏고 경찰서를 점거했다고 전했다. 동부 루간스크주 시위대 대표 알렉세이 츠물렌코는 “시위대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고 누구도 항복할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등 서방은 배후에 있는 러시아를 비난하지만, 오히려 지금 목소리를 높이는 쪽은 러시아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시위 진압에 군대를 동원할 경우 내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비난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최후통첩은 사태를 돌이킬 수 없게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됐던 러시아군의 증강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충돌을 논의하려 13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서방과 러시아 간의 외교전이 다시 불붙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강경진압을 문제 삼은 반면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러시아군 병력이 배치된 점을 들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4일 “시위대들의 복장이나 행동을 보면 러시아가 뒤를 봐준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충돌을 조사하기 위해 슬라뱐스크에 대표단을 파견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14일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풀기 위해 진지하게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