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를 인정하지 않아 매장을 거부 당하던 나치 전범의 시신이 교도소 안 묘지에 묻힌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11일 사망했던 나치 친위대 장교 에리히 프리브케가 이탈리아의 한 교도소 수인 묘지에 묻혔다고 이탈리아 라레푸블리카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리브케는 2차 대전 당시 로마 외곽 아르데아티네 동굴에서 이탈리아 레지스탕스 대원, 유대인 등 335명을 나치가 학살 했을 때 가담했다. 이 사건 때문에 프리브케는 ‘아르데아티네의 백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프리브케가 묻힌 수인 묘지는 30년간 사용되지 않은 곳으로. 묘 앞에는 가족들이 기억할 수 있는 번호만 적힌 조그만 나무 십자가가 있는 상태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프리브케는 전쟁이 끝난 뒤 아르헨티나 바릴로체로 도망쳐 40여년간 지역 유지로 행세하며 살았다. 1995년에 이탈리아로 송환돼 1998년 종신형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프리브케는 고령이라는 이유로 수감되지 않았고, 100세의 나이로 사망하기 전까지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프리브케는 공분을 사 여러 곳에서 장례를 거부 당했다. 부인의 묘가 있는 아르헨티나에선 외교부가 “인류 존엄에 대한 모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매장을 거부했다. 교황청도 프리브케 장례 미사 금지령을 내렸다.
지난달 15일에는 한 가톨릭 우익 단체가 프리브케의 장례식을 치르려 했지만 시위대 500여명의 반대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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