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급등에 따른 주거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탈서울’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 3분기 서울의 순유출 규모는 13년여 만에 최대폭에 달했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 인구 중 3만7520명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는 서울시 주민등록인구의 0.38%에 해당하는 수치로, 2002년 2분기 4만2078명이 서울을 빠져나간 이후 13년여 만에 가장 많은 인구 유출이기도 하다. 광역자치단체 중 순유출 인구수·비율 모두 서울이 가장 컸다. 서울은 8727명이 순유입됐던 2009년 1분기를 끝으로 6년 넘게 인구가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반면 3분기 인구 유입이 가장 많았던 곳은 경기도로 2만5919명이었고, 세종(1만2264명), 제주(4048명), 인천(3226명)이 뒤를 이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30대 인구 유출·입이 두드러졌다. 3분기 서울 순유출 인구 중 30대는 1만2736명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했다. 경기도 유입인구 중에서는 28%가 30대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울에서 인구가 순유출된 데는 전셋값 등 주거비용 상승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8.12%로, 전국 평균(5.18%)을 크게 웃돌았다. 

전세 물량도 부족해 거래건수도 줄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0월 전·월세 거래량을 보면 서울지역 전세 거래량은 전년 동월보다 22.3% 하락했다.

경기도에 이어 인구 유입이 가장 많았던 세종시는 대전·충청 지역 인구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충남에는 3분기에 인구 2465명이 유입됐지만, 대전은 4279명으로 서울·부산에 이어 유출이 많았으며 충북도 1017명이 유출됐다.

세종도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30대와 0~9세 인구 유입이 전체 유입 인구 중 26.3%, 18.3%로 많았다. 세종시의 주택 공급이 늘고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대전 등에서 새 집을 찾는 수요가 세종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