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4대강 보에서 농업용수 공급 예비타당성 조사 일괄 시행”
ㆍ도수로 건설에 2037억 투입
정부와 새누리당이 내년 봄 가뭄 대책으로 4대강과 저수지를 잇는 도수로 건설 사업 등에 예산 203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4대강 보에서 농업용수를 끌어오는 용수 공급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도 내년 일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당정은 “가뭄 대책일 뿐 4대강사업 연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사업 내용을 보면 가뭄을 명분으로 ‘4대강 후속사업’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당정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내년 봄 가뭄 대책으로 올해·내년에 예산 203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중 415억원은 금강 공주보~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를 잇는 31㎞ 도수로, 332억원은 낙동강 상주보~경북 상주시 화달저수지 도수로(12㎞) 건설에 투입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용수 공급 사업과 저수율 50% 미만 저수지 준설 사업 등에 14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다목적댐 용수 개발 사업에 300억원, 국민안전처는 가뭄 대책비 특별교부세 259억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예당저수지 저수율은 평년의 35%, 화달저수지는 평년의 47% 수준이라 내년 봄 농업용수 부족이 우려돼 긴급히 도수로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에는 충남 서부권 농업·생활용수 공급을 위해 금강 백제보~보령댐을 잇는 도수로(21㎞) 건설이 착공에 들어갔다. 정부는 사안의 시급성을 들어 도수로 건설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에도 4대강 후속성인 용수 공급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4대강 보에서 20개 지구에 농업용수를 끌어오는 용수 공급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내년에 일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정이 가뭄 대책을 4대강사업과 연계시키려 하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가뭄 대비 용수 확보용 소규모 저수지 증설, 지류·지천 정비는 4대강사업과 별개로 시행할 수 있었는데, 이를 4대강사업과 연결시켜 야권을 공격하고 후속 사업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정협의에서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가뭄 대책에 4대강 꼬리표가 붙어서는 안된다”고 했지만 최근 새누리당 민생대책회의에서는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야권의 태도가 가뭄 해소에 도움이 안된다”는 말이 오갔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정부나 여당이 가뭄 피해 우려와 4대강사업 효과를 과대선전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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