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가구가 대거 월세가구로 전환되면서 가구별 월평균 주거비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소득을 버는 가구는 세금 등을 빼고 13년을 꼬박 모아야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작년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실제주거비는 7만4227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6만1423원)보다 20.8% 증가한 수치다. 실제주거비는 월세를 비롯한 임차료, 관리비 등을 포함한 것으로, 월평균 실제주거비가 7만원을 넘거나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적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전세물량이 부족해 월세로 전환하는 세입자들이 늘면서 월평균 주거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월세 거래 중 월세의 비중은 44.2%를 기록해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소득을 모아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356만2900원이었다. 가처분소득은 월소득에서 세금, 연금, 보험료 등을 뺀 값으로, 2014년보다 1.85% 늘었다. 반면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5130만원이다. 이는 2014년 말보다 10.50%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국 평균 소득 가구는 가처분 소득을 전혀 쓰지 않고 12.9년 동안 모아야 서울 평균 시세의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2014년의 11.9년보다 1년 이상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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