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을 한 달 앞둔 브라질에 세계인들의 눈이 쏠리는 가운데, ‘월드컵 외교’에 나설 주요국 정상들의 일정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7월13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릴 월드컵 결승전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중국 관영 인민망이 13일 보도했다. 인민망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결승전 공식 초청장을 보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월드컵 결승전 관전 직후 브릭스 정상화의와 브라질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발레마르 레앙 주중 브라질대사가 최근 밝힌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2년 2월19일 아일랜드 더블린의 크로크파크 경기장을 방문해 축구공을 차고 있다. _경향신문 자료사진



‘축구광’인 시 주석의 방문은 단순한 경기 관전이 아닌 월드컵 외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의 월드컵 관전 일정 윤곽이 나오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음달 16일 동부 사우바도르에서 열릴 G조 예선 독일-포르투갈 전을 호세프와 함께 관전할 예정이라고 브라질 대통령실이 13일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도 같은날 북동부 나탈에서 열릴 G조 예선 미국-가나전을 관전하기로 했다. 바이든이 이번 브라질 방문과 함께 호세프를 만난다면, 지난해 미국 국가안보국(NSA) 도청 파문 이후 미국-브라질의 첫 만남이 성사되게 된다. 호세프는 “(바이든이) 방문한다면 영광이다”며 양국간 회동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메르코프레스 등이 12일 보도했다.

최근 총선을 치러 곧 새로운 행정부를 꾸릴 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의 월드컵 참석 여부도 주목된다.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지난 9일 재선이 확정됐고, 인도에선 나렌드라 모디가 총리 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월드컵 폐막 직후인 다음달 15일 북동부 포르탈레자에서 열릴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 이에 앞서 월드컵 외교에도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반면 브릭스의 남은 한 축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월드컵 참석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불분명하다. 남미 출신 첫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도 브라질의 개막식 참석 초청에 응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