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전셋값 상승분 월세 전환…서울선 용산구 최대폭 상승

최근 4년간 수도권 준전셋값이 평균 8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연수·부평구와 강화군, 경기 이천시 등은 준전세 가격이 두 배 이상 뛰었다. ‘준전세’는 보증부 월세(반전세)의 일종으로, 국토교통부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배를 초과하는 반전세 계약을 ‘준전세’로 정의하고 있다. 최근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전세를 회피하는 집주인들이 준전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가 이렇다 할 월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준전세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서민층의 주거비 부담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도시연구소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이 국토부 주택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5년 7월 수도권 지역 준전세 주택 가구당 거래가격은 2억4034만원(월세는 보증금으로 환산)으로 2011년의 1억3452만원보다 78.7% 올랐다. 같은 기간 매매(13.5%), 전세(28.3%), 월세(36.0%) 거래가격 증가폭보다 2~6배가량 컸다. 지역별로는 인천의 준전세 주택 가구당 거래가격 상승폭이 97.2%로 가장 컸다. 서울은 80.9%, 경기는 65.0% 올랐다. 특히 인천 연수구(118.2%)와 부평구(109.2%)는 상승폭이 100%가 넘었다. 4년 만에 가격이 두 배 오른 것이다. 거래가 상대적으로 적은 인천 강화군(450.0%)을 빼고서도 준전세 거래가가 100% 내외로 상승한 곳은 경기 이천시(106.5%), 서울 용산구(99.8%), 마포구(97.5%), 양천구(93.4%) 등이었다.

최근 들어 집주인이 전셋값을 올리는 대신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돌리는 준전세 계약이 늘어나고 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줄어든 가운데 임대소득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세입자들은 전셋집 물량이 줄어들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준전세 등 월세를 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은 “준전세 임대료 상승폭이 작지 않으리라고는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컸다”고 말했다. 정부가 보다 효율적인 월세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유일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일 ‘9·2 주거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급격해졌다”면서도 월세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상희 의원은 “공급 확대에만 머물러 있는 정부의 주택정책 기조가 전·월세 및 서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준전세
보증부 월세(반전세)의 일종으로, 보증금이 월세의 240배를 초과하는 반전세 계약을 말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