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관리공사가 직원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수주포상금을 영수증 등 증빙서류 없이 회사 운영비로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올해 건설관리공사 김원덕 사장의 출신인 강원도 지역 언론·새누리당 홍보 매체에 수백만원을 들여 광고 및 홍보 기사를 실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관리공사는 이같은 사항들을 지난해 국정감사 때 지적받았으나 고쳐진 것은 없었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 의원에 따르면, 건설관리공사는 지난해 5월 감사원으로부터 수주포상금에 대한 감사를 받았다. 수주포상금은 계약금액 1억원 이상의 용역 수주에 기여한 직원들에게 기여도에 따라 수주금액의 0.7%이하, 최대 3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건설관리공사는 2010년 1월~지난해 12월까지 4년간 총 7억3000만원의 수주포상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중 개인이 부담해야 할 소득세 약 35%를 제외한 4억5800만원은 영업활동비로 전용됐다. 역시 직원들에게 지급한 출장비 7600만원 중 실제 비용 3900만원을 뺀 3700만원도 영업활동비 항목에 포함됐다. 건설관리공사가 이렇게 전용한 영업활동비 4억9500만원은 선물·상품권 구입비, 경조사비, 회식비, 체육행사비 등으로 쓰였다는 점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건설관리공사는 2007년부터 감사원으로부터 수주포상제도를 폐지해야한다는 요구를 들었다. 이에 따라 2011년 8월 공사는 수주포상제도 폐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공사가 ‘수주 부진으로 매출이 떨어지면 회사경영이 악화된다’는 이유를 들어 2개월만에 수주포상제를 부활시켰다는 사실이 지난해 국감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국감 후에도 공사는 제도를 폐지하지 않았고 감사원은 또다시 “접대비 성격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수주포장제도를 편법적으로 운영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 폐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받은 광고홍보비 사용 실태도 올해 여전했다. 건설관리공사는 지난해 7월 강원도민일보와 강원일보에 각각 300만원을 들여 홍보 지면광고를 실었다. 또 새누리당 중앙위원회가 발행하는 홍보 월간지인 ‘새누리비전’에도 300만원짜리 인터뷰를 실었다. 지난해 취임한 건설관리공사 김원덕 사장(사진)은 강원 강릉시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으며,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강원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과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때문에 건설관리공사가 김 사장의 ‘선거캠프’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건설관리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월 강원도민일보에 200만원을 들여 홍보 지면광고를 실었다. 최근 발간된 새누리비전 8월호에 인터뷰 기사를 싣는데도 300만원의 광고홍보비를 들였다.
이밖에도 건설관리공사는 3급 직원을 승진임용할 때 승진에 필요한 필수 근무일수를 채우지 않은 3명을 승진했다가 지난 7월 국토교통부 감사에서 적발됐다. 또 비상임이사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신 2명, 한국도로공사 출신 2명, 한국수자원공사 출신 1명을 임용하는 등 사장 뿐 아니라 고위급 임원을 낙하산 인사로 채웠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미경 의원은 “거듭된 지적을 무시하고 방만한 경영을 일삼아 온 국토관리공사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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