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보증금 1억에 서울 영등포 119만원…위례신도시 94만원
ㆍ정부, 주거안정대책 취지 무색…고액 임대료 다시 도마에

정부가 중산층 주거안정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의 월 임대료가 최고 186만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테이가 정부가 강조해온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이 11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서 받은 ‘뉴스테이 임대료 산정 보고서’를 보면, 정부는 5개 뉴스테이 도입 예정지구를 선정하고 각 지구의 예상 임대료를 책정했다. 이 중 서울 용산지구의 전용면적 84㎡ 주택(보증부 월세) 임대료는 보증금 7000만원, 월세 186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반경 1㎞ 이내에 위치한 준공 5년 이내 주택 임대료 평균을 바탕으로 산정한 것이다. 용산지구의 경우 주변 월세 시세가 171만원(브라운스톤 용산)~202만원(용산 e편한세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59㎡ 주택 임대료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44만원으로 책정됐다. 김희국 의원은 “향후 부동산 시세가 오르면 뉴스테이 월세도 2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9·2 주거안정대책’ 발표 당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공장 부지에 건립하기로 한 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의 84㎡ 주택 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 월세 119만원, 같은 지구 59㎡ 주택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11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밖에 위례신도시에 들어설 위례지구 84㎡ 주택의 예상 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94만원, 김포한강지구 84㎡ 주택 예상 임대료는 보증금 2000만원, 월세 81만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착공이 예정된 뉴스테이 지구 중 서울 신당동 59㎡ 주택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대림동 35㎡, 37㎡ 주택은 월세가 각각 105만원, 110만원으로 추산됐다. 국토부가 지난 5월 착공 계획과 함께 이 같은 예상 임대료 수준을 밝혔을 때도 중산층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서울 지역에 들어설 뉴스테이는 소득 10분위 중 8분위 이상(소득 상위 30%)인 가구가 월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대료를 지불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소득수준이 높아야 한다는 의미다.

뉴스테이가 서민주거 안정보다는 건설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 의원은 “일반근로자 평균 월급이 264만원인데 최고 186만원 임대료를 부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국토부는 뉴스테이가 실제 공급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인원과 소득계층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영등포지구를 제외한) 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 예정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임대료 역시 책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