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울역 고가 내달 13일부터 교통 통제”

ㆍ국토부, 노선 변경 허가로 공원화 사업 청신호
ㆍ출퇴근 시간 서울역 일대 통과 7분 더 걸릴 듯

서울시가 다음달 13일 0시를 기해 서울역 고가의 차량통행을 금지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오전 국토교통부가 고가 폐쇄를 염두에 둔 노선 변경을 허가함에 따라 공원화 사업 추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970년 준공 이후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서울역 고가도로는 노후화로 인해 안전등급 D등급을 받으면서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서울시가 도로 대신 보행로로 만드는 공원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45년 만에 도로로써의 역할을 마치게 됐다.

이제원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본격적인 겨울철에 들면서 서울역 고가 안전에 대한 위해요소가 커짐에 따라 고가 폐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이달 29일 0시부터 차량통행을 금지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고가 폐쇄에 따른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과 교통대책을 협의하고, 우회도로 설치 등에 따른 준비 공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해 교통통제 일정을 2주 뒤로 미뤘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서울역 고가 차량통행 통제에 대비한 교통체계 개선안을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에 상정해 달라는 서울시의 요청을 보류하고 “국토부 장관 승인을 받으면 상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서울역 고가를 차로에서 공원과 보행로로 바꾸는 것을 검토한 결과 네트워크 연결성과 주요 도로망 형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노선 변경을 승인했다. 

시는 오는 30일 경찰의 교통심의를 거친 뒤 교통통제에 따른 교통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우선 서울역에서 퇴계로 방향 또는 숙대입구에서 한강로 방향으로 좌회전 신호를 신설하는 내용 등의 교통대책을 경찰에 제안한 상태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출퇴근 시간대 서울역 일대를 통과하는 시간이 약 7분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통행이 통제된다고 해서 곧바로 공원화 사업 공사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국토부는 이날 노선 변경을 허가하긴 했지만 “고가가 아닌 우회도로를 쓰는 것을 승인한다는 의미”라며 “교통대책은 경찰과 협의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 심의 외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전날 문화재청 문화재심의위원회는 문화재(옛 서울역사) 현상변경 심의를 보류하고 내년 1월로 결정을 미뤘다. 

이 부시장은 “바닥판 철거 등 공사를 위해서는 경찰과 교통 운영대책 협의 등 실무적인 절차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향미·윤승민 기자 sokh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