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지난달 미분양 23.7% 급증…전국 6만가구 넘어
공급과잉 여파로 미분양 주택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12월에도 1만2000가구가량 늘어나며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분양이 크게 늘고 있지만 올 2~3월 신규분양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건설사의 밀어내기가 계속되면서 주택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만1512가구로 전달에 비해 23.7%(1만1788가구)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1월 54.3%(1만7503가구) 늘어나며 증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보다 지방의 미분양 증가세가 더 심각하다. 수도권은 종전 미분양 물량 3875가구가 팔렸지만 새로 미분양 주택 7934가구가 추가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전달보다 15.3%(4059가구) 늘어난 3만637가구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이 전달보다 105% 증가한 494가구를 보였다. 지방은 기존 미분양 물량이 2547가구 팔렸지만 신규 미분양 물량 1만276가구가 추가되면서 총 미분양 물량이 전달보다 33.4%(7729가구) 늘어난 3만875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는 전달(114가구)보다 2001.8%(2282가구) 늘어난 2396가구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년 동안 청약경쟁률이 치솟고 집값이 급등하는 등 부동산 광풍이 불던 대구는 공급과잉의 후유증으로 미분양 급증과 함께 집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분양 급증세는 지난해 말 건설사들의 분양 물량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분양승인 물량은 8만4000가구, 11월은 7만3000가구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해당 월 기준으로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분양은 급증했지만 공급과잉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주택구매 심리가 얼어붙어 막대한 분양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시장 상황 악화에도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의 집계를 보면 오는 2~3월 전국의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6만4904가구(일반분양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9470가구)에 비해 12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올 2~3월 분양예정 물량이 3만763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9921가구)에 비해 4배가량(279.4%) 급증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여러 불안요인으로 부동산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건설사들이 오는 4월 총선 전까지 분양 물량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일단 현재까지의 미분양 상황이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분양 물량은 지난해(52만5000가구)에 비해 30% 정도 줄어든 35만가구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 정도는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가 가능해 미분양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준기·윤승민 기자 jk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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