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현재 20대, 10년 뒤 3억8421만원 부담 가능…서울서 집 사기 힘들어
현재의 취업·소득 수준이 지속된다면 20대 후반 청년들이 5년 뒤 서울·경기 지역에서 입주할 수 있는 전·월세 주택은 전체의 4분의 3에 그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10년 뒤에는 서울 지역 주택의 절반 정도를 청년들이 구매할 수 없으며 소득 증가율과 취업률이 떨어지면 이 현상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초반에 전세나 월세를 얻은 뒤 30대 후반에 내집을 마련하는 ‘주거 사다리’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20일 국토연구원의 ‘저성장시대 청년층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방향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14년 25~29세의 청년이 5년 뒤 서울 지역에서 임대료를 부담해 입주할 수 있는 전·월세 주택은 전체의 75.8%다. 이 수치는 2014년도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바탕으로 현재의 소득 및 자산증가율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추산한 것이다.
저성장으로 소득 증가율이 둔화되고 취업률도 감소하는 경우 청년들이 구할 수 있는 전·월세 주택의 범위는 더 줄었다. 소득 증가율이 줄었을 때 5년 뒤 서울에서 입주가능한 전·월세 주택은 74.7%, 취업률도 함께 감소했을 때는 74.6%로 줄었다.
같은 가정 아래 청년들이 10년 뒤 서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주택은 56.4%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소득 증가율이 둔화되면 47.8%, 취업률이 함께 감소했을 때는 46.4%에 그쳤다. 청년층이 10년 뒤 부담할 수 있는 수도권 주택가격은 3억8421만원으로 추계됐다.
연구원은 2011~202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3.6%, 2021~2030년은 2.8%로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당장 올해도 경제성장률이 3%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실제 성장률은 연구가 전제로 한 것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이번 연구는 주택 매매가나 전·월셋값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가정한 결과여서 향후 집값이 더 오른다면 청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택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이수욱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높은 임대료 부담과 전·월세 주택 부족은 청년층의 주거 이동성을 제약한다”며 “중·저소득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정책과 지원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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