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기존 세속주의 진영 민병대는 공격받고 퇴각
이슬람 민병대와 비이슬람 민병대가 사실상 내전 중인 리비아에서, 이슬람 민병대가 수도 트리폴리 국제공항을 점령했다. 민주주의로의 이행과정을 밟는 듯했던 리비아마저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해 아수라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 트리폴리 동부 지중해 도시 미스라타에 기반을 둔 이슬람 민병대 ‘파즈르 리비아(리비아의 여명)’가 23일 트리폴리 국제공항을 점령했다고 친이슬람 방송인 알나바TV가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파즈르 민병대가 공항 청사와 항공기 앞에서 환호를 지르는 모습들이 올라왔다. 3년여 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축출된 이후 트리폴리 공항은 새 정부와 손잡은 세속주의 민병대 ‘진탄 여단’이 장악하고 있었다. 트리폴리 근교 소도시 진탄에 근거지를 뒀던 진탄 여단은 지난달부터 파즈르의 공격을 받았고, 결국 공항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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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폴리 공항을 둘러싼 두 민병대의 교전은 반카다피 내전이 끝난 이후 다시 내전의 아수라장으로 변해가는 리비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카다피를 몰아내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내준 무기들로 무장한 민병대는 카다피 정권이 축출되고 새 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총을 내려놓지 않은 채 도시별, 지역별로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민병대 조직이 17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진탄 여단은 과거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을 체포하는 등 반카다피 내전의 주축이었던 부대다. 재정난으로 치안병력을 확보하지 못한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이들 민병대와 협력해 간신히 체제를 운영해왔다.
지난 5월부터 민병대의 충돌은 이슬람 진영 대 세속주의 진영의 대결 양상으로 바뀌었다. 퇴역장성 출신으로 진탄 여단의 지도자인 칼리파 하프타르는 무장세력들을 규합, ‘국민군’이라는 연합군을 결성하고 ‘이슬람 과격파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하지만 곧 이슬람주의 민병대의 거센 도전에 부딪혔다. 공항을 빼앗김으로써 진탄 여단은 핵심 기지를 빼앗긴 셈이 됐으나, 파즈르를 상대로 공습 등의 보복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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