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내전으로 파괴된 상황 SNS로 알리고 온라인 DB로 공유

시리아는 인류 문명 초기의 유적으로 시작해 고대 기독교와 비잔틴, 십자군과 이슬람의 문화유산으로 가득한 곳이다. 내전으로 시리아가 초토화되면서 유적들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리아 내 구호활동가들과 외국의 고고학자들이 힘을 모았다. 현지 활동가들과 저널리스트들은 위기의 유산들을 인터넷에 올리고, 고고학자들이 상황을 파악한 뒤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시리아에서 발굴작업을 하다가 내전으로 출국한 외국 고고학자들은 ‘시리아 고고학 보존협회(APSA)’를 만들어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지 저널리스트들과 활동가들이 유물·유적들의 사진과 영상을 보내면, 학자들은 수집한 기록들이 정확한지, 도난·훼손당한 것들은 없는지를 확인한다. 이렇게 유적 파괴 현황은 온라인에 공개된다.

알레포 전경 _ 위키피디아


시리아 활동가들은 트위터·페이스북으로도 문화유산 훼손 현황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감시를 피해 펜 끝에 숨긴 소형 디지털카메라를 동원해 찍어보내기도 한다. 사진을 찍는 모습을 들켰다가는 외부 스파이로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를 설립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의 셰이크무스 알리 교수는 “국제사회에 현지 상황을 알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이집트 박물관이 훼손돼 유물이 미국 등지로 유출됐을 때, 이집트 고고학자 모니카 한나가 페이스북을 통해 유물 강탈 문제를 알린 사례가 있다. 한나는 이집트 유물이 미국으로 반입되지 않도록 규제할 것을 미 의회에 요청, 효과를 거뒀다.

12세기 십자군 기지 ‘크락 데 슈발리에’를 비롯한 시리아의 유서 깊은 유적들은 2011년 내전이 시작된 뒤 폭격으로 무너지거나 도굴꾼들에게 강탈당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6월 시리아의 세계유산들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 도시 전체가 세계유산인 알레포는 지난 3월까지 60%가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