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장악한 러시아군이 보폭을 점차 넓히고 있다. 러시아의 해외 해군기지 설치 계획이 알려지자 냉전시대로의 회귀를 우려하는 의견도 나왔다.
일본의 온라인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지난달 28일 “러시아가 다수의 국가를 상대로 해외 해군 기지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며 “우크라이나 정권의 붕괴 이후라는 시기와 상황을 고려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국가주의자들의 지지를 얻고 미국에 대항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군이 크림 자치공화국을 본격 점령하기 이틀 전인 지난달 26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말을 빌어 러시아가 해외에 해군 기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쇼이구 장관은 “협상은 진행 중이며, 관련 문건에 서명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이 후보지로 꼽히는 나라는 베네수엘라, 쿠바, 니카라과 등이다. 러시아는 옛 소련 해체 이후 경제난 때문에 베트남에 있던 대형 해군 기지를 폐쇄했고, 현재 구소련 지역을 빼면 해외 해군 기지는 시리아 타르투스에 있는 것이 유일하다.
디플로맷은 러시아가 중남미 국가들을 후보지에 포함시킨 점을 들어 러시아의 의도가 더욱 명백해졌다고 썼다. 디플로맷은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고 평하면서도 이 나라들이 냉전시기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이 펼쳐진 곳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쿠바는 1962년에 소련이 자국군 미사일을 설치하려 시도한 곳이며,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는 대표적인 중남미의 반미 국가들이다.
디플로맷은 “러시아가 미국의 목표를 꺾어버릴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러시아 정부가 미국 정부에 주지시키려 하는 것 같다”며 “러시아가 미국에 ‘당신이 우리 이웃에 참견한다면, 우리도 당신 이웃에 참견 것’이라는 러시아의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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