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불과 사흘 앞뒀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에선 친러 무장세력들에 입은 피해 사례가 연이어 보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후 처음으로 국경 러시아군의 철수 움직임이 보고되기도 했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임시 대통령은 22일 동부 지역의 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공격에 우크라이나군 1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투르치노프는 동부 도네츠크주 볼노프카의 한 마을에서 총 13명이, 인근 루간스크주에서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3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담당 사무처장 이반 시모노비치는 21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분리를 주장하는 친러 무장세력들과, 이들을 저지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군사 작전으로 총 127명이 숨졌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석탄 광산 네 군데를 습격해 광부들의 배급품과 폭발물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친러 무장세력들이 우크라이나의 주요 에너지원 공급을 차단하고, 오는 25일 대선을 방해하기 위한 행동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공격에 가담한 분리주의자들의 규모와 요구사항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에너지부는 우크라이나 정보국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부탁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동부 도네츠크주에 있는 탄광에서도 지난 19일 친러 무장세력의 습격이 두 차례 있었다고 에너지부는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친러 무장세력들이 22일 동부 슬라뱐스크 외곽 하르키프의 한 마을에서 폭발물을 터뜨린 뒤 불에 타고 있는 카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슬라뱐스크|AP



한편, 우크라이나 국경에 주둔해 있던 러시아군의 철수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안드레스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22일 밝혔다. 몬테네그로를 방문중인 라스무센은 “21일 국경 지역에서 러시아군 일부 병력의 움직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라스무센은 “아직 본격적인 철수에 나설지 속단하긴 이르지만, 이번 움직임이 러시아군의 진짜 철수이길 바란다”고도 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우크라이나 국경에 주둔해 있던 러시아군에 철수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푸틴은 수차례 철수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과 나토 등 서방에서는 러시아군이 실제 철수 움직임이 없었다며 비난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