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년 3분기 서울 평균 계약률 48.6%인데 용산구는 7.5%
ㆍ건설사, 실제 분양률 공개도 안 한 채 경쟁률만 과대 포장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5월 경남 거제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는 당시 인터넷에 ‘인기몰이’ ‘관심집중’이라는 문구로 치장한 홍보성 기사가 넘쳐났다. 이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최고 12.3 대 1이라는 점도 부각됐다. 그러나 이 아파트의 실제 분양계약률은 절반에도 못 미친 46%(6월 말 현재)였다. 지난해 12월 경기 파주시에서 분양된 ‘파주한양수자인리버팰리스’도 ‘인기 급상승’ 등의 문구로 포장됐지만 실제 분양계약률은 28.9%에 그쳤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영업 기밀이라는 이유를 들어 아파트 단지의 실제 분양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절판 마케팅’ 등으로 소비자의 분양계약을 유도하기 위한 과장 광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난해 3분기부터 시·도 광역자치단체별로 초기분양계약률(일반분양 개시일자로부터 3~6개월이 지난 단지)을 공개하고 있지만 실제 각 시·군·구의 분양계약률을 공개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설사들의 ‘분양계약률 뻥튀기’ 관행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 의원이 10일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시·도 등 광역지자체의 계약률과 시·군·구 기초지자체의 분양률 간 괴리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분기 서울 지역 평균 분양계약률은 48.6%였다. 그러나 당시 동작구는 분양률이 100%였던 데 비해 용산구는 7.5%에 그쳤다. 같은 시기 경기도 분양계약률은 81.7%로 공개됐으나, 공개되지 않은 경기 부천시의 분양계약률은 26.7%로 차이가 많이 났다. 지역별 편차가 커 정보로서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같은 시·군 내에서도 단지별로 분양률이 천차만별인 점을 감안하면 구체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경기 시흥시 한 아파트의 분양계약률은 53%로 시흥시 분양계약률(74%)과도 차이가 컸다.

경실련은 건설사가 정보를 과도하게 독점하면서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난, 전·월셋값 상승 등으로 빚을 내서라도 집을 구매하려는 분위기에 편승해 건설사가 분양계약률 공개를 숨기며 분양계약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경실련과 이미경 의원은 같은 광역지자체나 기초지자체 내에서도 여러 생활권이 있는 만큼 단지별로 분양계약률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청약계약률을 청약 직후 공개하는 것처럼 분양계약률도 1차 분양계약 종료 후 바로 공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개로 소비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