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70)가 조만간 출간하는 자서전에서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자서전 <의무: 전시 장관의 회고록>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리더십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대응을 비판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7일 보도했다. 게이츠는 공화당 출신으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2006년 국방장관으로 합류한 뒤 오바마 취임 이후에도 2년 더 장관을 지냈다. 그의 자서전은 오바마 행정부 참여 전직 관료가 정책 협의 과정을 묘사한 첫 번째 책이다.
게이츠는 “오바마를 비롯한 백악관 관료들은 행정부 초기에 군 관계자들을 믿지 못했다”며 “백악관이 전쟁의 불확실성과 예측불가능성에 대해 평가가 부족했다는 점이 나를 불안하게 했다”고 자서전에 썼다. 오바마 행정부가 군사기밀이 언론에 공개되는 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는 내용도 책에 담겼다. 게이츠는 “오바마가 집권 첫 달에 미국의 이란 핵무기 개발 방해 계획을 보도한 뉴욕타임스에 대해 범죄 수사를 벌이길 원했다”고 썼다.
특히 게이츠는 2011년 3월에 열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있던 일을 자세히 다뤘다. 게이츠는 당시 군부가 언론에 털어놓는 불평에 대해 오바마가 비난했다고 했다. 게이츠는 오바마에 대해 “자신이 임명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당시 아프간 국제안보지원군 사령관을 불신하면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의식했다”며 “자신의 전략을 믿지 못하고 전쟁이 자기 책임이라고도 여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09년 9월 아프간 파병 규모에 대한 논쟁이 계속될 때를 “재임 기간 중 가장 사임을 고민했던 시기”라고 밝힌 게이츠는 오바마 행정부 아래서 국방장관으로 살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게이츠는 “오바마와 조 바이든 부통령 등 행정부 관료들과 계속 갈등관계였다”며 “당파에 치우치지 않는 입장을 계속 취해야 했다는 점이 나를 더욱 피곤하고 화나게 만들었다”고 썼다.
오바마는 대선 후보 때부터 아프간 전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떠안게 된 전쟁을 불편해했고, 여러 의견을 제시하는 군부에 대해 불신했다”고 평했다.
한편 미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은 이날 게이츠에 대해 “국방장관으로 국가에 봉사한 게이츠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행정부는 결국 알카에다를 물리치는 임무를 완수했고, 동시에 아프간 전쟁을 확실히 완화시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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