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온타리오주 항소법원, 에콰도르 원주민들 손 들어줘
에콰도르 아마존 원주민들이 다국적 석유기업의 환경파괴 손해배상을 캐나다에서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항소법원은 지난 17일 “에콰도르 대법원이 셰브런에 명령한 에콰도르 원주민 환경파괴 피해배상금 95억달러(약 10조6700만원)를 캐나다에서 강제집행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셰브런에 “원주민들에게 소송 비용 10만캐나다달러(약 9870만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지난 5월 “피해배상금을 캐나다에서 강제집행할 권한이 없다”는 온타리오주 지방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에콰도르 라고 아그리오 아마존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은 1993년부터 텍사코를 상대로 환경파괴에 대한 피해배상 소송을 시작했다. 텍사코가 1964년부터 1992년까지 원주민 거주지 4400㎢에 석유 채굴 폐기물을 무단 매립·방류해 질병에 걸리고 재산 피해를 봤다는 이유에서다. 피고가 텍사코를 인수한 셰브런으로 바뀌는 등 20년이 지난 끝에 원주민들은 지난달 에콰도르 대법원의 95억달러 배상 판결을 이끌어냈다.
셰브런은 배상 판결에 불복했지만, 에콰도르에선 이미 완전 철수한 셰브런의 재산을 법원이 강제집행할 수 없었다. 원주민들이 셰브런 지사가 있는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해외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9월 네덜란드 헤이그 중재재판소가 “셰브런에는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하는 등 특별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셰브런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캐나다 대법원에 항소하기로 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배상이 미뤄지고 있는 와중에 해외 각국에 아마존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를 요청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달부터 아마존 환경파괴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연대위원회’(KSC)를 조직해 연대 활동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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