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니카라과 국회 헌법 개정안 통과… 내년 1월 표결 남겨
중남미에 장기집권 대통령이 또 한 명 탄생할 것인가.
니카라과 국회가 10일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현지 일간 라프렌사는 재적 92명 중 집권 여당인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 의원 전원을 포함한 64명이 헌법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전했다. 이 개정안에는 대통령의 연임 제한 폐지도 포함돼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68·사진)에게 장기집권의 길이 열리게 됐다. 오르테가는 1985년 처음 대통령이 된 이후 숱한 도전 끝에 2006년에 다시 당선됐다. 2번째 집권과 함께 연임과 3선을 금지하는 헌법을 고친 뒤 2011년 3선에 성공했으며, 이번엔 아예 연임 제한 폐지에 나섰다.
오르테가는 18세이던 1963년 당시 소모사 독재정권을 상대로 하는 반정부 조직이던 산디니스타에 가입했다. 산디니스타는 남미 민족주의 지도자 세자르 산디노의 이름을 딴 좌파 조직이다. 오르테가는 1979년 니카라과 혁명으로 소모사 정권을 전복시킨 뒤 국가재건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고 이어 대통령에 취임했다.
1기 집권 때만 해도 오르테가에게는 ‘반미 좌파 게릴라’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2006년 다시 정권을 잡은 뒤에는 빈곤퇴치, 소상공인 대출 등 대중적인 사회프로그램을 앞세워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2004년에 2832달러였던 니카라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12년에 4072달러까지 늘어나는 등 경제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덕분에 오르테가의 득표율은 2006년 38.00%에서 2011년 62.46%로 늘었다.
국민 지지를 등에 업은 오르테가의 장기집권 시도는 베네수엘라에서 14년 동안 집권했던 우고 차베스를 떠올리게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신이 미국에 내린 벌”이라고 표현한 오르테가는 지난 1월 차베스의 마지막 정부 출범식 때도 참석했을 정도로 차베스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헌법 개정 여부는 내년 1월 국회에서 한 차례 투표를 더 거친 뒤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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