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서울시, 공정위에 조사 의뢰

패스트푸드를 비롯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본사의 불공정한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계 가맹점들은 다른 업종보다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들이면서도 공사 하자가 많고 불만도도 높았다.

3일 서울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인테리어 실태조사’를 보면 외식업계 19개 프랜차이즈 416개 가맹점주의 인테리어 공사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08점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모든 프랜차이즈 업종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인테리어 공사가 지연되거나 공사 하자를 경험했다는 외식업계 가맹점주들도 39.2%에 이르렀다. 외식업계보다 인테리어 공사 지연·하자 경험이 많은 업계는 커피·제빵(40.6%), 이·미용 프랜차이즈(40.0%)뿐이었다.

외식업계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다른 업계보다 많은 인테리어 공사비를 지불했다. 3.3㎡당 인테리어 공사비는 354만25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점포당 평균 공사비도 6592만5000원으로 커피·제빵(9943만2400원), 이·미용 업계(9440만원)의 뒤를 이었다.





인테리어 계약도 가맹점들이 시공업체를 선택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외식업계 가맹점 중 본사가 정한 시공업체에 인테리어 공사를 맡긴 곳은 68.9%에 달했다. 본사와 계약을 맺지는 않았지만 본사가 지정한 업체와 인테리어 계약을 맺은 곳도 20.2%에 달했다. 가맹점 중 89.1%가 시공업체 선택권을 박탈당한 채 부당하게 인테리어 계약을 맺은 것이다. 반면 가맹점주가 인테리어 업체를 직접 선택하는 경우는 5.0%에 그쳤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인테리어 공사를 강요하면서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가맹점주가 내야 할 공사 비용을 부풀리거나 실제 공사시 가맹점주가 낸 공사비보다 적은 금액을 쓰고 나머지를 챙기는 식이다. 건설 비용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는 건설업계의 관행과 맞물려 가맹점주들은 원치 않는 공사비를 내야 하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런 문제가 확인됐다. 전체 가맹점주들이 본사와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맺을 때 3.3㎡당 공사비는 308만8700원이었으나, 가맹점주가 직접 공사 업체를 선정할 때 공사비는 173만9000원에 불과했다. 외식업계 가맹점들 중 32.1%는 ‘가맹점주가 직접 인테리어를 시공하면 공사비용이 60% 이상 절감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전체 가맹점 중 본사로부터 공사비를 지원받은 곳은 29.2%에 불과했다.

지난해 8월 카페베네가 인테리어 공사를 강요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9억원을 부과받은 데 이어, 올해 들어 아딸, 본죽 등 외식업 프랜차이즈도 인테리어 공사과정에서 뒷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정위도 지난 4월 외식업 프랜차이즈의 불공정 관행을 직권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총 92개 가맹본사의 1933개 가맹점을 상대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으며, 조사를 통해 밝혀진 불공정 거래 피해조사를 공정위에 의뢰하기로 했다. 또한 실내건축업 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채 가맹점과 계약한 가맹본사나 인테리어 업체에 대해서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