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무기휴대 참전용사 체포
ㆍ“그는 치료 받아야 할 환자”
ㆍ파병 후유증 사회 문제로

“이라크에서 겪은 일들이 그에게 영향을 줬을 거예요. 그는 감옥에 가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입니다.”

지난 19일 한 남성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의 담장을 넘어 무단 침입을 했다가 체포됐다. 오마르 곤살레스라는 42세 남성이었다. 당시 그가 백악관 주변에 세워둔 차에서는 탄알 800여발과 손도끼 2개, 대형 흉기 등 무기가 대거 발견됐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곤살레스가 두 달 전에도 백악관 내 대통령 관저 지도와 저격용 총을 갖고 다니다가 체포됐다고 22일 밝혔다.

곤살레스의 가족들은 그가 이라크전에 참전했다 돌아온 뒤 정신질환 증세를 보였다고 증언했다. 2006년 곤살레스와 결혼했다가 지난 7월 이혼한 서맨서 머피 벨은 22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곤살레스가 2008년 이라크에서 돌아온 뒤 권총을 들고 집 주변을 배회하는 등 정신분열증 증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집에다가 온갖 무기를 가져다놓고 언제든 쓸 수 있도록 훈련하는가 하면 총을 들고 집 주변을 배회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곤살레스가 파병에서 돌아온 뒤 망가지기 시작했다”면서 “오바마를 해칠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곤살레스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사제 폭탄 공격을 받아 발 일부를 절단당하는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육군은 곤살레스가 2006~2008년 이라크에서 육군 특수부대 저격수로 복무했음을 확인했다. 곤살레스는 이라크전 부상 후유증으로 2012년 전역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참전병들의 귀국 후 폭력범죄와 정신질환 등의 후유증은 이미 미국에선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심지어 미국 내 교도소 수감자 10명 중 1명은 대테러전 참전 경험이 있다는 통계도 있다. 지난 4월 텍사스주 포트후드 육군기지에서 무차별 총격사건을 벌인 이반 로페스도 이라크 참전 뒤 정신질환을 앓았던 사람이었다. 미 보훈청 자료에 따르면 매주 참전군인 1000명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고, 800명 이상이 우울증 진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현재 참전병 96만명이 최소 1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