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인지뢰, 한반도서만 사용” 선언

ㆍ국무부 성명… ‘오타와 협약’ 가입 시점은 안 밝혀

지난 6월 대인지뢰를 생산·구매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미국 정부가 한반도에서만 대인지뢰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미 국무부는 23일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는 대인지뢰 사용·저장·구매를 돕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이번 정책 변경은 지난 6월 선언을 포함한 이전 방침을 토대로 한 것”이며 “한국 방어에 필요 없는 지뢰들은 적극 파기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이번 성명을 환영했다.

지뢰 제거 훈련 중인 영국군 _ 위키피디아

2009년 지뢰 정책 재검토를 천명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6월27일 대인지뢰를 생산하거나 구매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당시 결정은 미국이 지뢰금지 국제협약(오타와 협약)에 가입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비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번 성명에서도 미국 정부는 오타와 협약에 언제 가입할지 밝히지 않았다. 국무부는 “궁극적으로 협약에 가입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만 했다.

오타와 협약은 모든 대인지뢰의 생산·사용·비축·이동을 금지하고 매설된 지뢰를 제거한다는 내용을 담아 1999년 발효됐다. 현재 160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나, 한국은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가입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1991년 걸프전 이후 대인지뢰를 쓰지 않았지만, 한반도 안보 문제 등을 내세워 협약 가입은 거부해왔다. 미국이 협약에 가입하면 한반도에 매설한 지뢰도 제거해야 한다. 국무부는 이번 성명에도 “한국은 특별한 경우”라고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