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당무에 복귀했지만 새로운 숙제들을 받아안았다. 이 대표는 당무에 복귀하자마자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당 안팎의 혁신위 해체론에 맞닥뜨렸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전당대회 돈봉투 수사, 김남국 무소속 의원 징계안 등으로 뒤숭숭해진 당 상황을 수습해야 할 처지에도 놓였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일으킨 노인 폄하 논란 발언 논란에 대해 “신중하지 못한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분들이 계신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노인 유권자들을 “미래가 짧은 분”이라고 표현해 노인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노인회 등이 김 위원장과 이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고,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대한노인회를 직접 찾아 사과했다.
이 대표의 사과에도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 해체론이 빗발쳤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혁신 없는 혁신위는 스스로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SNS에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논란의 혁신위를 해체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과 혁신위는 그간 ‘코로나19 세대 학력 저하’ ‘이재명 지키기 혁신위’ 관련 발언 등으로 당내 반발을 사다가 노인 폄하 논란으로 혁신위의 권위마저 실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혁신위가 이재명 지도부 입맛에 맞는 혁신안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비이재명계의 시선은 혁신위가 일으킨 여러 논란 탓에 혁신위 사퇴론·무용론으로까지 번졌다.
이 대표 본인의 사법 리스크도 당면한 과제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3일 백현동 개발 비리와 관련해 이 대표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원지검에서 수사 중인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혐의와 병합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이 이 대표와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잇달아 청구한다면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다음 달 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민주당의 도덕성 문제가 다시 입길에 오르내리게 된다. 이 대표는 본인에 대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으나 민주당은 혁신위가 제안한 ‘불체포특권 포기’를 “정당한 영장 청구”에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파장도 커지고 있다.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4일 구속됐고 윤 의원과 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구속영장심사 과정에서 돈봉투를 전달받은 혐의를 받은 민주당 의원들의 실명이 언론에 공개됐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증거로 말하는 게 좋다”면서도 “(명단) 당사자들이 다 사실 인정을 안 하고 억울하다고 하기에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분명한 근거를 제시할 때 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명확한 입장을 갖고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에게는 가상자산 투자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제명안 처리도 또 다른 시험대다. 민주당의 도덕성 위기를 촉발한 소속 의원들에게 이 대표는 선뜻 강력한 조치를 하지 못했는데, 이 대표 본인이 여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 그 원인이라는 말이 많았다.
각종 도덕성 위기가 이 대표 리더십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혁신의 내용은 방탄 정당, 민주주의의 구태, 돈봉투라는 윤리적인 문제, 이런 부분들을 다 새롭게 시작을 해야 한다”며 “이 문제들에 대해서 (이 대표가) 전혀 리더십을 발휘를 못했다. 단순히 사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리더십 문제를 보여줬다는 점이 이 대표에게는 가장 중요한 위기”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오히려 지금 칼이라도 휘둘렀으면 좋겠는데 전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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